[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수교 20년을 맞아 한ㆍ중 양국이 전략적 협력동반자로서 더욱 밝은 미래를 만들어내려면 양국 간에 전략적 신뢰감이 시급히 구축돼야 합니다.” 베이징 소재 중국정법(政法) 대학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문일현 교수는 “양국은 수교를 맺은 지 20년밖에 안 됐지만 질적ㆍ양적으로 급속한 발전을 이뤄냈다”면서 “수교 당시 서로를 ‘남조선’과 ‘중공’으로 불렀던 양국이 전쟁의 상흔과 이념의 장벽을 뛰어넘어 국교수립이라는 결단을 내리기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문 교수는 “수교라는 결단을 내린 양국 지도자들의 혜안과 용기가 돋보이는 부분”이라며 “만일 수교가 안 됐을 경우 지금 어떤 결과가 나타났을까를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년간의 성과는 경제, 문화, 정치, 인문, 과학, 군사 등 각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충분히 증명되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과 한국 각자의 발전은 물론 한반도 및 동아시아의 평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교수는 “한ㆍ중 관계가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로 격상됐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알맹이를 채우는 일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양국은 북한 문제를 비롯해 동북아 지역안전, 동북아를 둘러싼 미ㆍ중 경쟁, 한ㆍ중ㆍ일 3국 간 협력, 기후변화대처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 논의하고 협력해야 진정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되려면 서로에 대한 전략적 신뢰가 필수적이지만 불행히도 지금 양국 간에는 신뢰보다는 불신이 강하게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인들은 중국이 북한을 일방적으로 감싸고 있다고 느끼는 반면, 중국인들은 한국이 미국과의 군사동맹을 강화해 중국을 견제하려 든다는 의심이 크다”면서 “사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한ㆍ중 관계가 줄곧 난기류에 휩싸인 것도 이런 연유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문 교수는 “우리가 북한을 압박하고 봉쇄하면 할수록 중국은 북한의 붕괴를 막기 위해 북한을 더욱 감싸게 돼 있다”면서 “따라서 지금이라도 미국 및 중국과의 외교에 균형을 잡는 쪽으로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pys@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