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뿌리부터 튼튼히

2003년 결혼 중국동포 이영씨

2년 뒤 남편 사고로 생활막막

사회복지사가 희망통장 소개

매달 넣는 금액 3배로 불려줘

전국서 총1만4000여명 혜택

중국동포인 이영(31ㆍ여) 씨가 한국에 들어온 것은 지난 2003년, 아버지의 지인 소개로 신랑을 만나 결혼한 그는 소중한 가정을 꾸리며 행복한 삶을 살겠다는 기대 속에 낯선 한국땅을 찾았다.

금세 귀여운 딸아이가 생기면서 그리도 그리던 행복한 삶이 완성되는가 싶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2005년 7월, 겨우 3개월된 딸을 두고 아이 아빠가 교통사고로 숨지면서 이 씨의 힘든 생활이 시작됐다. 졸지에 가장이 된 그는 딸이 두 돌이 되자마자 인근에 사는 시누이 댁에 맡기고 식당일 등을 하며 생계를 꾸려가기 시작했다.

조선족이라는 편견과 힘든 생활 속에서 고생이 많던 그는 그나마 기초생활 수급대상자로 지정되면서 국가로부터 보조금이 지원돼 숨통이 트였다.

하지만 밤늦게까지 계속되는 일에 어린 딸이 계속 생각나 서러운 일도 많이 겪었다고 한다.

그녀는 지난해 6월부터 서울 구로구 가산디지털단지에 있는 C모 회사에 비정규 생산직 근로자로 취직했다. 월급은 세금 떼고 80여만원, 거기에 식대로 나오는 돈까지 합쳐도 한 달 수입은 고작 100여만원에 불과하다. 융자받은 집세 이자 30여만원에 교통비, 생활비 등으로 지출하고 나면 한 달에 10만원 조금 넘는 돈이 남는다. 매년 오르는 전세, 월세를 생각하면 어떻게 살지 막막하다. 특히 비정규직은 2년 이상 채용을 잘 안해주는 관행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미래에 대한 불안은 더 크다.

이런 그에게 동네 사회복지사가 지난해 6월, 공동모금회의 희망키움통장 사업을 추천해줬다. 매달 5만원, 혹은 10만원씩 저금하면 정부 지원금과 민간 매칭금(1:1 적용)을 적용해 돈을 세 배 이상 불려주는 통장이다. 1년6개월이 지난 지금 그녀의 통장에는 벌써 1000만원에 가까운 돈이 모였다.

사랑의열매 희망키움통장 사례자. 박해묵 기자/mook@heraldm.com\r\n사랑의열매 희망키움통장 사례자. 박해묵 기자/mook@heraldm.com\r\n사랑의열매 희망키움통장 사례자. 박해묵 기자/mook@heraldm.com\r\n중국 동포 이영 씨가 통장 속에 차곡차곡 쌓이는 희망을 보며 흐뭇해하고 있다. \n박해묵 기자/mook@heraldm.com
사랑의열매 희망키움통장 사례자. 박해묵 기자/mook@heraldm.com\r\n사랑의열매 희망키움통장 사례자. 박해묵 기자/mook@heraldm.com\r\n사랑의열매 희망키움통장 사례자. 박해묵 기자/mook@heraldm.com\r\n중국 동포 이영 씨가 통장 속에 차곡차곡 쌓이는 희망을 보며 흐뭇해하고 있다. \n박해묵 기자/mook@heraldm.com

이제 그녀에겐 3년간 꾸준히 넣으면 보증금이 높고 월세가 낮은 집으로 옮길 수 있다는 꿈까지 생겼다.

그는 “3년만 꼬박꼬박 저축하면 목돈이 생긴다는 기대감이 있으니 심리적으로 마음이 많이 안정된다”며 “내가 직접 일해 번 돈이 몇 배로 돌아오니 성취감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 통장 개설과 관련해 동사무소의 사회복지사분들이 잘 알아봐줘서 별다른 구비서류도 준비할 필요가 없었다며 “통장으로 돈을 모은다는 말을 듣고 동네 사람들도 ‘기특하다. 참 열심히 산다’고 격려를 많이 해주는데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중앙자활센터가 주관하는 이 사업은 12월 현재 총 1만4436명이 혜택을 받고 있으며 2012년까지 총 1만8000여명을 모집해 사랑을 나눌 계획이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m.com 협찬=한화금융네트워크 대한생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