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이 제안한 ‘10%대 학자금 대출 상품’ 출시를 거부한데 이어 사회공헌기금을 이용한 ‘학자금 저리 환승’ 방안에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대학생들이 상호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 등에서 학자금 용도로 빌린 돈은 4600여억원, 약 20만건에 달한다. 이들 2금융권의 대출 금리는 20~30%를 훌쩍 넘고 있다. 당국은 원래 시중은행에 ‘10%대 학자금 대출 상품’을 주문했지만 은행권은 사실상 거부했다. 연체율이 높아 리스크가 큰 데다 자칫 자산건전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국이 최근 두번째 꺼내든 카드는 ‘저금리 환승’ 방안이다. 이와관련 금융감독원은 전국은행연합회에 ‘학자금 저금리 환승’ 방안이 가능한지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앞서 권혁세 금감원장은 최근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에서 고금리로 빌린 학자금을 대학생들이 제때 갚지 못해 신용유의자(옛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있다"면서 "은행권이 사회공헌기금을 마련해 10%대 저금리로 갈아탈 수 있도록 지원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은행연합회는 당국의 갑작스런 제안에 부정적인 기류가 역력하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사회공헌활동에는 다양한 세부항목이 많으며, 일일이 다 검토해야 한다"면서 "학자금 저금리 환승 방안도 그중 일부이고, 검토 여부를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학자금 저금리 환승 방안은 처음 들어보는 얘기"라면서 "사회공헌활동은 은행들이 독자적인 예산으로 이뤄지는 것이고 은행연합회에서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은행들도 비슷한 반응이다. A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저금리 학자금 대출 상품을 만들 것을 요청했지만 은행 고유 계정에서 운용하는 것은 다른 고객과의 형평에 맞지 않아 무산됐다"면서 "다른 소외계층도 많은데 대학생을 지원하는 게 우선순위인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는 "2금융권을 찾는 대학생은 기본적으로 신용등급이 낮다는 얘기"라면서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진성 기자/@gowithchoi> ipen@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