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직후 투자자정부재소조항(ISD) 추가 논의 제안에 대해 한나라당과 민주당 내 협상파 의원들은 높게 평가했다.
한나라당 협상파들은 “마지막 카드”라며 민주당의 결단을 압박했고, 민주당 협상파들은 정당정치, 의회정치를 강조하며 지도부 압박에 나섰다. 하지만 양당 협상파들은 극적인 합의보다는 어쩔 수 없는 충돌의 가능성이 높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한미FTA의 물리력을 동원한 강행처리에 반대하며 5일 째 단식 중인 정태근 의원은 16일 “막힌 정국에 큰 물고를 터준 것”이라며 “특히 미국 오바마 행정부도 ISD 추가 논의가 가능하다고 명시적으로 언급한 만큼 이제 민주당이 대승적인 결단을 내릴 차례”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내 협상파들이 주축이된 ‘국회 바로세우기 모임’의 대변인격인 홍정욱 의원도 “더 이상의 카드가 정부에서 나오기 어렵고, 모든 공은 민주당으로 넘어갔다”며 “야당 의원들이 마지막 승부처”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제안을 최상의 카드로 평가하며 민주당을 강하게 압박한 것이다.
민주당 협상파들 역시 긍정적인 반응이 우세했다. 강봉균 의원은 “재협상에 대해 행정부 수반이 하겠다고 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만 협상 목표, 즉 어떤 것을 어떻게 고친다는 내용이 없는 점은 아쉽다”는 말로 당 내 강경론이 여전히 우세한 현실의 답답함을 표현했다.
민주당 협상파의 리더격인 김성곤 의원은 이날 단식 중인 정태근 의원을 만나 “오늘 열심히 하겠다”며 “조금씩 인내해 보자”고 이 대통령의 제안 수용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로 향하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이날도 정 의원 옆에서 108배를 하며 민주당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그러나 이 같은 여야 협상파 의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는 여당의 단독 강행처리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나라당 협상파 의원들은 민주당이 수용 거부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이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단독 강행처리에 무게를 뒀다.
정태근 의원은 “단독 강행처리에 반대하는 단식은 계속 할 것”이라면서도 “협상파 입장에서도 더 이상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정두언 의원 역시 “현 상황은 표결 처리를 민주당이 강행으로 막는 것”이라며 “합의가 안되면 표결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여당을 압박했다.
한편 이들 양당 협상파는 이 대통령의 제안이 전해진 직후 한 자리에 모여 향우 대책을 논의했다. 또 민주당 협상파들은 이날 의총 직전 별로도 모여 당 지도부 설득을 위한 전략을 짜는 등 바쁜 움직임을 보였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