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개혁·민생법안도 표류
집권 후반기 ‘일하는 정부’
靑 구상 뿌리채 흔들려
FTA피해대책 ‘뜨거운 감자’
예산심사·예결위 안갯속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가 장기화하면서 여권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청와대는 답답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있고, 한나라당은 강행처리할 경우 예산안 처리와 각종 민생법안이 표류하는 등 국회 파행을 겪을까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청와대는 참모 사이에서는 “국익을 내팽개친 무책임한 야당, 추진력 없는 여당”이란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 입장에선 FTA 비준안 처리 지연으로 입게 될 정치적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선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후반 표방한 ‘일하는 정부’ 구상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 내년 총ㆍ대선을 감안하면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기간은 길게 잡아 5개월.
이 대통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FTA는 물론 국방개혁과 각종 민생현안을 일괄 처리, 사실상 국정 현안을 마무리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FTA가 출발 선상에서부터 삐걱거리면서 국방개혁과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감기약 슈퍼 판매 등 그동안 공들여온 국정 현안이 모두 먼지를 뒤집어쓴 채 국회 문 밖을 나오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 공회전으로 국정 장악력이 땅에 떨어지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가 선거정국에 매몰돼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있다”면서 “청와대가 개입해서 해결될 일도 아니고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국회는 4일 상임위별로 소관부처ㆍ기관에 대한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 들어갔지만 FTA 비준안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가 이어지면서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기국회 예산안 심사의 핵심은 20조원에 달하는 한ㆍ미 FTA 피해보전대책. 여야의 대립으로 예결위가 무산되거나, 열리더라도 FTA 비준안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에선 손댈 수도 없는 상황이다.
양춘병ㆍ조동석 기자/dscho@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