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굴기’의 현장…정저우 ‘정둥신구’를 가다

교육·상업 등 결합 첨단도시

초고층건물 속속 완공

교통 허브·저임금 매력

팍스콘 등 기업진출 러시

허난(河南)성 성도(省都) 정저우(鄭州)는 상전벽해(桑田碧海)가 진행 중이었다. 구도심은 지하철 공사와 재개발이 한창인 반면, 다른 한편에는 거대한 마천루 정둥신구(鄭東新區)가 세워지고 있었다.

정저우의 상징이자 허난 성의 심벌로 기획된 신도심 ‘정둥신구’. 정저우 시 동쪽 약 150㎢ 면적에 들어선 정둥신구는 이미 도시로서의 그 위용을 갖춰가고 있었다. 정둥신구는 호반을 중심으로 사무ㆍ상업ㆍ교육ㆍ연구개발(R&D)ㆍ주거 등 기능이 복합된 첨단 신도시다.

인공호수 루이(如意)호 변에는 중부 내륙에선 최고인 56층(280m) 높이의 호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고 화려한 국제 컨벤션ㆍ전시센터와 문화센터는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핵심비즈니스지구(CBD)에는 58동의 고층 건물들이 들어선다. 이미 40여개 국내외 금융기관 입주가 완료됐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소의 한 직원은 “엄청난 규모에도 공실이 한 곳도 없다”면서 “부동산 투기 바람이 만만치 않다”고 귀띔했다.

CBD에서 차를 타고 포청천의 고장 카이펑(開封) 방향으로 가다 보면 거대한 대학타운이 자리 잡고 있다. 구도심에 있던 정저우대 등 수십개의 대학과 고등교육기관이 이미 이곳으로 이전했다.

코트라의 이재경 정저우 KBC센터장은 “지난 2003년부터 건설을 시작한 이곳의 개발이 마무리되면 무려 350만명이 생활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나중에 정저우와 인근 지역을 통합해 중원경제구를 만드는 것이 중앙정부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둥신구구 조성에는 2013년까지 약 1500억위안(26조9000억원)의 자금이 투자된다. 그렇다면 중국 정부가 이곳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이곳이 중국 정부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신농촌 건설, 균형발전, 내수 확대에 가장 부합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정저우는 이른바 ‘중부 굴기’의 중심이 될 만한 장점을 고루 갖추고 있다. ‘중원(中原)의 중심지’답게 동서남북을 잇는 기간철도망과 도로망이 교차하는 내륙 교통ㆍ물류의 허브다. 건설 중인 고속철도망까지 조만간 완공되면 베이징까지 2시간 안으로 이어진다.

또한 이곳은 풍부한 노동력과 거대한 내수 시장을 갖고 있다. 인구 약 1억명의 허난 성을 비롯한 중국의 중부 지역에는 중국 인구의 30%에 가까운 3억6100만명이 산다. 게다가 최저임금도 동부 주요 지역보다 20~30% 이상 낮다. 기업들의 진출이 적합해 보이는 대목이다. 이미 이곳에는 대만, 일본 등 외자와 상하이(上海), 원저우(溫州)를 필두로 한 저장(浙江)ㆍ장쑤(江蘇)ㆍ푸젠(福建)성 등지에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대만 전자업체 팍스콘(富士康)은 정저우로 공장을 이전했고 대만의 선두 유통기업인 데니스(丹尼斯)그룹은 정저우 및 허난 성 주요 도시에 백화점, 대형 마트, 편의점 등 140여개의 유통점을 설립하는 등 끊임없이 규모를 확장하고 있다.

한국 자본과 상품들도 이곳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데니스백화점에 한국 상품 특화쇼핑몰인 ‘한국성’ 개관을 준비 중인 하남한식(河南韓飾)유한공사의 정철 사장은 “의류, 화장품, 웨딩ㆍ뷰티숍, 커피숍, 식당, 액세서리ㆍ잡화 등 40여 업체가 한국성에 입점하게 된다”면서 “이곳이 중국 내수 시장의 진출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정저우는 돈 많은 부자들이 많은 데다 한류 열풍이 거센 지역”이라면서 “미래에 대한 발전 가능성을 보고 초기에 진출해야 사업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정저우를 중심으로 한 허난 성은 석탄, 보크사이트, 금 등 풍부한 지하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최대의 석유기지로 손꼽힌다. 또한 보리, 옥수수 등 곡물의 최대 생산지이기도 하다. 따라서 고소득자들이 많으나 마땅히 돈을 쓸 데가 없는 실정이다.

‘중국의 100년 역사를 보려면 상하이로, 1000년 역사를 보려면 베이징으로, 3000년 역사를 보려면 시안(西安)으로, 5000년 역사를 보려면 허난으로 가라’는 말이 있다.

허난 성의 수천년 고도(古都) 정저우가 이제 ‘중부 굴기’를 날개로 새로운 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중국의 새 역사를 보려면 이제 정저우를 봐야 할 것이다.

pys@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