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안 승인으로 한숨 돌린 유로존에 다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리스가 구제 금융전제조건인 재정 적자 감축 목표를 지키기 힘들다고 시인하면서 그리스 부도에 대한 공포가 시장을 급냉시켰다. 그리스 운명도 열흘 내 결정된다. 그리스 지원 여부는 13일 열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지난 주말 그리스가 올해 재정적자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밝히면서 트로이카(유럽연합ㆍ국제통화기금ㆍ유럽중앙은행) 실사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정부가 공개한 내년 예산 초안에 따르면 그리스의 올해 재정 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8.5%. 이는 그리스 정부의 목표치인 GDP의 7.6%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리스의 내년 적자도 목표치인 GDP 대비 6.5%를 넘어선 6.8%로 전망됐다.
이같은 재정 적자 비율은 그리스의 긴축 노력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트로이카 실사단도 갈림길에 섰다. 그리스 구제금융을 위해 재정적자 목표를 수정하든지,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조건을 내세우든지 해야한다.
유로존은 시간벌기에 나섰다. 그리스 6차 지원금 집행은 당초 3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유럽재무장관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트로이카 실사단이 그리스 시위대의 반발로 주요 정부청사에 접근조차 못해 실사를 제대로 못했다. 이에 따라 최종 결정은 13일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유럽 각국 움직임도 급박해졌다. 6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는 커버드본드(우선변제권부채권) 매입 재개 여부를 검토키로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9일 유로존 재정위기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독일에서 만난다.
독일 정부는 3일 성명을 통해 “회담은 17~18일로 예정된 유럽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제공이 서둘러 이뤄질 수 있도록 메르켈 총리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주부터는 유로존 긴급 재무장관회의(13일)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14~15일),EU 정상회의(17~18일)가줄줄이 열려 유로존 위기해법을 논의한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