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27일(현지시간) 미국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유럽의 위기가) 한국, 중국, 브라질, 인도와 같은 나라들에까지 피해를 주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이제 움직일 때라는 메시지를 모든 이들에게서 듣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달간 이머징마켓은 주가와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가이트너 장관의 얘기보다 더욱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 위기의 진원지는 미국과 유럽인 데, 타격은 신흥국이 더욱 크게 입고 있는 형국이다.

▶이머징마켓, 주가 통화가치 급락, 부도위험 급등=신흥국들은 최근 유럽이나 미국보다 통화가치와 주가가 더 떨어지고 부도위험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이달들어 20일까지 달러화 대비 유로화는 5.1%, 영국 파운드화는 3.6%가 각각 떨어졌다. 반면 브라질은 10.6%, 남아공은 9.1%, 한국은 6.2%가 급락하면서 유럽보다 통화가치가 더욱 많이 떨어졌다.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CDS스프레드의 경우 유럽은 지난달말 153에서 196으로 큰 폭으로 올랐고, 이 기간중 이탈리아도 360에서 500, 스페인도 357에서 399로 급등했다. 그리스 디폴트설에,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 프랑스 은행의 신용위기 등을 감안하면 급등은 당연하다. 그러나 한국도 130에서 191로, 중국은 110에서 162로 유럽 못지 않게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 역시 MSCI세계지수는 최근 한달간 6.6%가 하락한 가운데 선진국은 5.9%로 떨어진 반면 이머징마켓은 선진국의 배가 넘은 11.7%나 하락했다.

이머징마켓이 불안한 것은 선진국이 위기를 맞으면서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주가하락의 주범으로 유럽계 자금의 매도가 꼽히고 있다. 주식뿐 아니라 채권시장에서도 선진국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통화가치도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3일 신흥 시장의 급격한 가치 하락은 투자자들이 완전히 시장 자체를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하면서 신흥 시장이 과거에 비해 활기를 띄고 있기는 하지만 자금 유출 타격에 여전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머징마켓 국가 시장안정에 안간힘=유로존 위기가 신흥국의 전염되면서 이를 차단하기 위해 각국 정부도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 한국 브라질 등 이머징마켓에서 통화가치 급락을 방어하기 적극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한국의 경우 지난 23일 장마감 2분을 앞두고 4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투입했고, 브라질 중앙은행 역시 22일 헤알화 급락을 저지하기 위해 27억5000만달러 규모의 환율 스와프 매각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대만도 3억달러, 인도네시아도 1억9600만달러, 페루도 1억8100만달러 등 각국 외환당국이 통화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 시장에 개입했다.

FT는 전세계 경제가 여전히 혼란기에 있는 상황에서 상품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많은 신흥국가들에 대한 영향은 선진국보다 훨씬 클 것으로 내다봤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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