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그리스 재정 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그리스가 국가부도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리스 의회가 추가 긴축안을 승인하고,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독일 정부도 그리스 지원의사를 밝히면서 외견상으로는 수습책이 나오는 모양새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위기가 모두 해결된 것이 아니라는 비관론도 상당하다. 역내 각나라가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고, 유로존 위기 해결의 열쇠를 거머쥔 독일도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안을 반대하는 등 난제가 쌓여있다.
▶2차지원 놓고 국가간 이견= 유로존은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을 두고 의견이 다시 양분되는 모양새다.
영국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8일 유로존 내 각 나라가 1090억유로 규모에 달하는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지원 조건을 두고 이견을 표출했다고 보도했다.
FT는 유로존 내 고위당국자를 인용, 17개 회원국 가운데 7개 회원국이 민간채권자들의 상각 분담 규모 확대를 조건으로 걸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간 부담 확대를 강하게 요구하는 회원국은 독일과 네덜란드. 반면 프랑스와 유럽중앙은행(ECB)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독일 등은 그리스의 자금 소요 규모가 2개월전 민간 투자자들과 고통분담에 관해 협상타결을 했을 때보다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분담규모도 확대돼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프랑스 등은 구제금융 지원에 따른 담보제공 문제가 상존한 와중에 민간과 채무협상이 재개될 경우 그리스 국채를 많이 보유한 유럽은행들의 주가 폭락은 불보듯 뻔해 시장 불안이 커진다고 우려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유로존이 위기의식을 공유하면서도 구체적인 해법에서 이견을 보여 위기를 키운 실책을 다시 범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
▶獨 EFSF 증액 반대= 유로존 위기 해결책으로 꼽히는 EFSF 증액안도 정치적 이유로 쉽사리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유로존 내 최대 부국 독일 정부는 29일 의회 표결을 앞두고 EFSF 증액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28일 독일이 EFSF 증액안에 대해 반대의사를 단호하게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독일 총리실 스테펜 사이베르트 대변인은 27일 “EFSF는 7월21일 유럽정상들이 합의한 수준 그대로 여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 정부는 확충안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7월 정상회의서 유럽은 EFSF를 2500억유로에서 4400억유로로 늘리기로 했다. 이 안은 현재 17개 유로존 회원국 의회에서 표결이 진행 중이다. 이날 슬로베니아 의회가 회원국 중 9번째로 승인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베를린서 연설을 통해 “EFSF증액안은 멍청한생각”이라면서 “말도 안된다”고 일축했다.그는 그는 “EFSF 규모를 늘리는 것은 자금조달을 보증한 나라의 AAA 등급을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EFSF 증액시 경제대국 독일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독일이 자국의 정치ㆍ경제적 상황을 이유로 반대입장을 보이자 유로존 재정위기 탈출은 한층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