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세계 경제가 공황상태에 빠졌다. 이제 위험국면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08년 리만브라더스 사태보다 더 치명적이라는 비관론도 힘을 얻고 있다.

금융시장도 새파랗게 질렸다. 22일(현지시간) 아시아 증시에 이어 미국과 유럽 증시, 국제 유가가 일제히 폭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경기부양을 위해 내놓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도 외면당했다. 유럽과 미국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된 가운데, 프랑스 주요 은행에서는 뱅크런 사태도 일어났다. 미국 연준은 경기 하강을 경고했고, 유럽과 중국에서는 제조업경기 위축 소식이 전해졌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가운데 금융위기 공포까지 덮친 형국이다.

세계 경제에 대해서는 우울한 전망이 주를 이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2일 연차총회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계 경제가 위험한 국면에 진입했다”고 경고했다. 이어 국채부담이 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이에 대처하기 위한 각국 협력을 촉구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점증하는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은행들은 더 많은 자금을 제공하고 정부는 부채를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 신뢰할만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일부 국가는 늘어나는 적자를 줄이려는 정치적 의도가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차총회에서 해결책을 도출해, 각국이 직면한 어려움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한다고 요청했다.

IMF는 세계은행과 공동으로 23일부터 연차총회를 열어 전 세계 경제회복 및 유럽 재정위기 극복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도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을 경고했다. 졸릭 총재는 “여전히 세계 주요 나라가 더블 딥을 맞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날이 갈수록 그 믿음은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경제는 지금 위험지대에 있다”면서 “선진국들의 경제위기가 개발도상국으로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선진국들이 먼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유엔 총회기간 만난 유럽 정상들에게 더욱 단호하고 결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영국 등 6개국 정상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라고 촉구했다.

22일 영국 총리실에 따르면 한국, 호주, 영국, 캐나다, 인도네시아, 멕시코의 지도자들은 G20(주요 20개국)에 공동서한을 보내 이같이 요구했다고 전했다.

공동서한은 “유로존 정부가 재정위기를 신속하게 해결해야하며, 모든 유럽국가가 부채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 유럽발 위기가 세계 경제로 전염되는 것을 막아달라”고 주문했다.

또 “유로존이 7월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유럽재정안정기구(EFSF)의 기능 확대에 관한 협약을 비준해 과도한 채무를 처리하도록 개혁하고 경쟁력을 증대하며 요동치는 금융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G20 재무장관들은 이번주 IMF 회의 참석하는 기회를 이용해 회동한다. 이들은 G20 정상회의가 11월 프랑스 칸에서 개막하기전 10월 중순 다시 만날 예정이다. 하지만 IMF 연차총회나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뾰족한 해결책이 나오기 어렵다는 우울한 전망에 힘이 실리는 실정이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