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주간 예보를 하면서 태풍과 국지성 호우는 왜 주간 예보를 안 해주나요?” “올해 9호 태풍 ‘무이파’가 갑자기 진로를 바꿀지 몰랐나요? 비도 150㎜ 이상 온다더니 400㎜가 넘게 오고….”
기상청은 시민의 이런 항의를 들을 때마다 곤혹스럽다. 일반인들은 비, 태풍, 천둥 등 모든 기상 현상을 하나의 날씨 정보로 보고 동일하게 빨리 예측해 달라고 요구하지만, 실제 기상 예보는 기상 현상에 따라 예보 가능시간이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예보 가능시간은 기상 현상의 수명과 비례한다. 즉, 수명이 길면 상대적으로 좀 더 일찍 예측할 수 있지만, 반대로 수명이 짧으면 그만큼 조기 예측 가능성이 낮다. 장마의 수명은 발생해서 소멸하기까지 20~30일, 태풍은 7~10일이다. 또 최근 우리나라에서 자주 발생하는 장마 후 집중 호우 현상은 대기가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수명은 보통 3~12시간으로 매우 짧다.
이에 따라 수명이 20~30일인 장마는 일주일 전에, 수명이 7~10일인 태풍은 5일 전에 예측이 가능하다. 또 수명 기간에 따라 국지성 집중 호우(1~3시간), 토네이도(1~3시간), 벼락(1~2시간), 지진(없음) 순으로 예측 가능시간이 늦어진다.
대기 불안정 상태가 심하면 위의 예측 가능시간은 더욱 늦어질 수밖에 없다. 기상청 대변인은 “올여름 수도권을 중심으로 예상보다 많은 비가 내린 것은 대기 불안정 상태가 심했기 때문”이라면서 “이런 경우 대기 상태가 일반적인 패턴과 다르기 때문에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수치 예보 모델이나 기상위성, 기상 레이더 등 첨단 기상 관측장비를 동원해도 1~2일 전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