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동반성장 <1> 대기업 활동 현황
업계, 부담 아닌 투자로 인식
삼성·LG 등 파트너십 강화
기술지원·판로개척 등 윈윈
시너지 창출 대안 자리매김
삼성전자는 최근 중소기업 기술 개발에 10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신기술 공모제를 통해 발굴된 중소기업 제품 개발과 수출에 날개를 달아주기 위한 것이다. 대ㆍ중소기업 기술 네트워크 외연을 확대한 것으로, ‘강소 중기’ 발굴 외에도 대출이 아닌 현금을 지원하는 형식을 취해 실질적인 상생을 추구했다는 평가다.
롯데홈쇼핑은 우수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박람회를 개최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우수 중소기업 상품을 발굴ㆍ지원함으로써 중기 내면까지 상생의 온도를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아예 대표이사는 협력사를 순회하거나 해외 진출의 창구 상담역을 자청하며 중기 비즈니스 확장 기회를 제공한다.
‘동반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시행되고 있는 이 같은 상생 프로그램은 이들 기업만이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기업은 협력사와의 ‘윈-윈’을 추구하며 2~3차 협력사의 기술 지원이나 판로 개척에 도움을 주는 상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최근 흐름은 ‘진화된 상생’ 안에 기업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동행’의 방식이 좀 더 고도화되고 실효적이며 세련미가 가미되고 있는 것이다.
▶동반 성장, 진화로 달린다=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이 8ㆍ15 경축사에서 공정사회에 바탕을 둔 동반 성장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재계의 상생 프로그램은 많은 변화를 거쳤다. 동반 성장은 처음엔 재계엔 압박으로 다가왔지만, 점점 글로벌 시대의 당위성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주변과의 배려, 그리고 소통을 통한 ‘아름다운 동행’은 기업 본연의 임무이기도 하지만 글로벌 경쟁력 제고의 전제 조건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된 것이 주요 배경이다. 협력사와의 소통에 소홀한 기업, 협력사와의 정서적 유대가 끈끈하지 못한 기업은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글로벌 시장 공식도 기업들을 ‘동반 성장 라인’에 속속 합류시킨 이유이기도 하다.
동반 성장은 질주를 거듭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7대 상생경영 실천 방안을 발표하면서 1조원 상생펀드를 조성함으로써 협력사와의 동반 성장의 길을 튼 후 협력사의 글로벌 중소기업화를 표방하고 있다. LG그룹은 동반 성장 5대 전략과제를 제시하면서 1차 협력사 대출금액을 늘리고 2~3차 협력사까지 혜택이 돌아가게 하겠다고 한 후 협력사와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펀드를 기반으로 한 협력사 지원을 위해 자금 1조1544억원을 투자키로 한 후 협력사와 ‘품질’을 나누는 경영에 주력하고 있고 SK, 포스코, 한화 등도 실천적인 상생 프로젝트를 경영에 접목하며 상생 물결에 동참하고 있다.
▶동반 성장, 서로 강할 때 시너지=동반 성장의 최적 조합은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 모두 강할 때 가능하다는 게 최근 개념이다. 정도(正道)경영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이 만날 때 이상적인 동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겉만 번지르르하면서 내면은 썩을 대로 썩은 대기업은 협력사에 전횡을 일삼을 수 있고, 협력사라는 이름으로 허약하기만 한 중기는 대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만난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인 이장우 경북대 교수는 “21세기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인 ‘스몰 자이언츠(Small Giants)’가 동반 성장의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이 스스로 자생력을 키우고 대기업에 당당할 때 동반 성장의 위력이 배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동반 성장에 관한 한 각 주체의 행동 변화가 요구된다면서 “대기업은 불공정행위의 개선, 성과공유제의 활성화, 미래 지향적 협력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중소기업은 혁신 역량 강화, 윤리ㆍ투명경영, 기업가 정신 확립으로 대ㆍ중기 간 견실한 균형과 창조 혁신적 사회생태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계도 이 같은 주장에 동의한다. 동반 성장은 갈등과 이해관계의 상충으로 풀 게 아니라 각자 영역에서 튼실함으로 무장한 후 협력과 파트너십으로 모색할 때라는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당당한 상태에서 동반 성장을 추구할 때 한국 경제의 미래가 있다는 새 트렌드는 분명 ‘진화된 동반 성장’ 코드의 선두에 위치하고 있다.
김영상ㆍ문영규 기자/ysk@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