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의 확산을 진두지휘할 류시문 사회적기업진흥원원장은 ‘나눔전도사’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결핵과 다리골절, 청각장애, 영양실조 등 불우했던 성장기와 스승이자 독지가로부터 도움받은데 대한 고마움을 되뇌며 성공한 사업자가 된 이후 아낌없이 베풀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억원을 기탁하며 ‘아너스클럽’ 초창기 회원이 됐고, 장애인 시설과 무의탁 노인시설을 짓기 위해 사재 27억원을 무상출연하는 공증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류 원장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벤처붐때처럼 먹튀 논란이 일지 않도록 투명성과 책임성 점검을 강화하고 내년중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 원장의 나눔철학은 어떤 것인가. 초대 사회적기업진흥원장이 된 소감은.

▶50여년 전, 몸서리칠 정도로 가난했던 그때가 내 생활의 눈높이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더 채우려고 기를 쓰지만 나는 덜어내면서 살려 한다. 조금 덜 가지고도 더 많이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기쁘게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취약계층의 설움을 잘 아는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진흥원이 일반 국민과 사회적기업의 신뢰를 받도록 최고의 전문성을 갖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의 성공은 갈등과 양극화를 해소하고 사회통합을 이뤄나가는 밀알이 될 것이다.

-국내에는 많은 ‘~진흥원’들이 있는데, 사회적기업진흥원은 보다 세심함이 필요할 것 같다.

▶창업과 운영 지원 외에도 사회적기업의 가치를 전파하고,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사회적기업운동 확산하는데 진력하겠다. 올해 11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약 1600명의 사회적기업가를 지원ㆍ육성하는 사업을 추진중이다. ‘소셜벤처 경연대회’를 통해 창업 아이디어를 모으고, 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사업, 40~60대 전문직 퇴직자, 경력단절여성 등에 봉사기회를 부여하는 ‘사회공헌일자리사업’도 펼칠 계획이다.

-국내 사회적 기업은 걸음마 단계이지만 이미 감동스토리가 넘쳐난다.

▶메자닌아이팩은 소외 계층의 자립을 지원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제품 생산과정에 새터민 등 취약계층을 고용하고, 기업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구조다. SK, 한국도자기 등 대기업에 박스를 납품하며 법인 설립 3년 만에 매출 성장을 이뤄내며 자체 공장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새터민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여 이들이 한국사회에 적응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경쟁력 있는 제품생산과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는 메자닌아이팩을 보면서, ‘사회적기업도 할 수 있다’라는 확신을 다시 한 번 갖게 된다.

-현재 사회적 기업 정책 또는 유사정책을 여러부처에서 추진하다 보니 다소 혼선이 있는 것 같다. 추진체계를 개선해야 할 것 같은데.

▶사회적기업과 유사한 지역개발사업(행안부 마을기업, 농식품부 농어촌공동체회사 등)은 참여기업을 예비사회적기업으로 간주하는 등 일원화된 육성체계를 마련하기로 하였다. 복지부의 자활공동체, 통일부의 새터민사업 등도 강제적인 것은 아니지만 가급적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해나가는 방향으로 추진되어 나갈 것으로 알고 있다.

-사회적기업 육성정책을 벤처기업 정책과 혼돈하는 공무원이나 국민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아울러 벤처붐때 정부지원금을 받아 먹고는 정착 기업다운 모습을 보이지 않은 ‘먹튀’ 논란이 있었다. ‘먹튀’ 예방 대책은.

▶벤처기업은 단순히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인 반면, 사회적기업은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둘다 영업활동을 수행한다는 측면에서는 동일하지만, 추구하는 목적자체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양자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기업 부문에서의 도덕적 해이와 관련해서는, 지난 6월 9일 열린 제89차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사회적기업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되었다. 우선 「사회적기업 육성법」을 개정하여 현재 1년 1회 제출하도록 되어있는 사업보고서 제출주기를 단축(1년 2회)하고 사회적·재무적 성과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경영 및 사회적 성과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경영공시제도를 자율적으로 도입하고, 2012년도에는 사회적기업 전체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할 것이다. 그리고 인증요건 충족여부를 주기적으로 재검토하여 사회적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이행하도록 함으로써 사회적기업 부문에서 이른바 ‘먹튀’가 나타나지 않도록 예방할 것이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기부행위에 대한 증여세 부과 등 법적 제도적 개선 과제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현재는 비영리 사회적기업에 회사가 기부하는 경우는 지정기부금처리가 되지만 개인이 비영리 사회적기업에 기부하는 것은 처리가 안 되고 있다. 비영리 사회적기업에 대한 개인의 기부를 활성화 하기 위해 이 경우에도 지정기부금처리가 될 수 있도록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뜻은 있어도 기업으로서의 틀을 갖출 능력이 부족한 사회적기업 CEO들이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기존 대기업,중견기업의 도움이 필요한데.

▶지난 4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대우증권, 사회연대은행과 3자간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대우증권이 사회적기업 운영을 돕기 위한 3억원의 기부금을 출연하였고, 이 금액 중 일부는 사회연대은행에서 단기운영자금이 필요한 곳을 돕는 금융지원으로 활용하고, 나머지는 사회적기업 제품 시장 확대와 판매 촉진을 지원하는 자금으로 활용될 것이다. 이 밖에도 사회적기업과 대기업 및 민간단체와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나가고 있다.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이 강화되는 추세 속에서 사회적기업에 대한 기업의 관심과 지원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포스코, SK, 교보생명 등은 직접 혹은 비영리기구와 함께 사회적기업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고, 현대기아차,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은 사회적기업 제품 구매를 통해 사회적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현대홈쇼핑, G마켓, 한전KPS, 삼성, SK, 포스코 등 여러 기업들이 프로보도 활동, 사회적기업가 양성, 자금 지원 , 유통 지원 등의 다양한 형태로 사회적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국민, 공직자, 기업 등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 강조하고 싶은 말씀은.

▶우리나라에서 사회적기업은 아직 도입 초기단계여서, 좋은 뜻을 갖고 사회적기업을 시작한 기업인의 상당수가 사업 경륜과 노하우 부족으로 뜻을 펴지 못하고 좌초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기업이 우리 사회에 온전히 뿌리내려 견실하게 자라나가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민간단체, 그리고 일반국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체들의 협력이 필요하다. 더불어 잘사는 사회를 이루어나가는 사회적기업에 많은 분들이 따뜻한 관심과 적극적인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기를 바란다.

<함영훈 선임기자 @hamcho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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