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높은 긴축재정을 추진중인 영국 정부가 교정 관련 예산을 감축하기 위해 형량을 줄여주는 방안까지 내놓았다가 여론의 철퇴를 맞았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1일 낮 관저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갖고 법무부가 추진해온 형량 감경 방안에 대해 "너무 관대하고 범죄자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캐머런 총리는 이어 "자칫 사법 시스템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침해할 수 있다"면서 이번 철회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법무부는 오는 2014-2015 회계연도까지 예산을 25% 절감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교도소 수감자를 3천명 가량 감축하기 위해 초기에 유죄를 인정한 경우 형량을 50%까지 감경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법무부는 이를 통해 1억 파운드(한화 약 1천800억원)의 예산을 줄 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범죄 피해자 가족을 비롯해 판사, 언론 등으로부터 범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난이 잇따랐다.
특히 도서관에서 귀가 도중 범죄 조직원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다밀올라(당시 10세)의 부친 리처드 테일러는 "길거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정부가 잘 모르고 있다"면서 총리에게 호소했다.
또한 성범죄 피해자 가족들은 켄 클라크 법무장관을 만나 반대 의사를 전달하고 사퇴를 촉구하는 등 파문이 확산됐다.
결국 캐머런 총리는 이날 정책 철회 사실을 발표했으며, 클라크 장관에 대해서는 "그는 매우 어려운 일을 잘 수행하고 있다"면서 해임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에드 밀리반드 노동당 당수는 "정부가 강간 등 중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의 형량까지 줄이는 방안을 내놓아 국민을 경악케 했다"면서 "현 정부가 얼마나 여론과 동떨어진 정책을 추진하는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