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금희 작가

가녀리고 고운 손으로 한복을 짓던 여인이 화가로 변모해 한복에서 느껴지는 다양한 조형미와 색감을 캔버스에 담아내고 있다. 2007년부터 ‘바람’이라는 테마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유금희 작가는 몇 년 전 홀로 떠난 이집트 사막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미술가로서 살겠다’는 확고부동한 의지 속에 오랫동안 운영하던 한복집을 정리하고 작품 활동에 모든 열정을 쏟았다. 그녀가 화폭 속에 담아내는 ‘바람’은 인간의 깊숙한 본질과 고독한 내면의 성찰을 이끌어내며 관람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강렬한 색채와 자유분방한 터치를 보고 있노라면 마음의 위안을 얻고, 말할 수 없는 여운이 다가온다. 그녀가 내면의 ‘바람’을 화폭 위에 담기까지는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힘든 시간을 오롯이 홀로 견뎌온 대나무 같은 곧은 절개 뒤에 열정과 분노, 사랑,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의 기복들이 예술 작품으로 승화되기 위한 적잖은 진통이 뒤따랐던 것이다. 이를 딛고 일어선 유 작가는 원단을 접할 기회가 많았던 경험, 옷감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남다른 안목 등을 작품에 접목시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했다.

“천은 독특한 질감과 분위기는 신비로운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고 강조한 그녀는 거친 삼베 위에 감각적인 붓터치와 아름다운 색채를 사용해 천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작품에 대한 열정만큼 한복에 대한 애착도 남다른 유 작가는 개인전(2004년)에서 전통적인 한복의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표현하고자 했으며, 이런 노력이 작품에 스며들어 새로우면서도 고풍스런 멋을 연출했다.

현재까지 10회의 개인전과 120여 회의 초대·단체전을 진행해 온 그녀는 “앞으로도 여러 가지 원단을 소재로 활용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것”이라며 “변함없는 자세로 관람자와 소통할 것을 약속한다”고 다짐했다.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끼고, 손으로 표현하는 미술인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그녀야말로 진정한 예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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