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창훈 기자] 지난달 29일 한국은행은 3월 경상수지가 73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45억달러를 기록한 2월보다 흑자폭이 더 커졌다.

미(美) 연준이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을 예고한 후 통화가치 폭락으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는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남아공 등 경상수지 적자국들이다.글로벌 자금은 교역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일 능력이 없는 경상수지 적자국들에서부터 빠져 나가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원화가치도 위기를 겪고 있는 신흥국과 달리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이 한국은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과는 ‘경로’가 다르다고 얘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은은 물론 민간연구소에서는 올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5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는 700억달러를 넘었다.

경상수지 확대는 노동생산성 향상과 저물가 기조 속에서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이익도 늘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수출기업이 잘 돼 투자와 고용이 늘어나고 내수가 회복되는 선순환이 이뤄지면 거시경제 전체적으로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업들이 국내보다 해외투자를 선호하고 환율의 가격 조절능력이 약화되면서 내수부진이 장기화하고 산업간 양극화가 심해지는 추세로 가고 있다.

이론적으로 경상수지 흑자는 총소득에 비해 내수(소비+투자)가 부족하고 총저축에 비해 총투자가 부족란 것이다. 다시 말해 경상수지 확대는 곧 소비와 투자부진을 의미한다. 김영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소규모 개방경제의 특성상 경상수지 흑자는 안정적 성장을 위해 유지돼야 하지만 과도한 흑자는 통상마찰을 유발할 뿐 아니라 내수부진의 장기화를 의미해 득보다 실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확장적 개정정책과 금융지원을 통해 내수 성장률을 높이고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적정 수준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말 펴낸 보고서에서 내수침체로 인한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앞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드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chunsim @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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