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기업회생(법정관리)을 신속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 제도를 도입키로 한 가운데, 금융권 등 유관기관이 제도의 실효성과 남용 여부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수석부장판사 지대운)는 26일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에서 법무부와 금융위원회, 전국은행연합회와 산업은행 등 유관기관 관계자 등 25개 기관 소속 36명이 참석한 가운데 ’패스트트랙 회생절차’에 관한 간담회를 가졌다.
패스트트랙은 채권단의 의견을 반영해 적어도 몇년 이상 걸리는 법정관리 절차를 간소화해 최소 6개월안에 기업회생절차를 마치게 유도해, 기업들의 빠른 시장 복귀를 돕는 제도다.
우선 기업들의 조속한 시장 복귀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였다. 박영진 법무부 상사법무과 검사는 “기존 기업회생절차의 경우 지나치게 길어지거나 이해관계인의 관여가 어렵다는 비판 등이 있었으나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도의 실효성과 재부실 등 부작용 여부에 대한 지적도 잇따랐다. 이상진 기업은행 부장은 “다수 채권자가 존재하는 회생절차의 특성상 많은 이해관계가 대립할텐데 신속한 처리가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6개월 내 종결은 사실상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생절차 인가 후 조기 종결은 자칫 재부실로 이어질 위험이 있고, 채무자가 경영권을 유지한 채 단기간에 회생절차가 종결되면 회생절차 신청이 남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LIG 건설 사례처럼 기업이 채무 부담 회피 수단으로 회생절차를 악용될 경우 자칫 금융기관의 부실과 도덕적 해이가 만연될 수 있다는 것.
박영진 검사도 “법적 회생절차보다 사적 워크아웃을 선호하는 현재 경향에 비춰 실제 활용 사례는 적을 것”이라며 “채무자 기업이 회생계획을 적절히 수행하는지에 대한 감독도 논의돼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법원은 이날 제시된 의견과 기업회생절차 전반에 대한 개선사항 등을 수렴해 반영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