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핀 남친에 넌 끝 ‘땡땡땡’ 지드래곤 ‘샤샤샤’ 등 강타 규범이 주는 피로감 탈피 한번 들으면 쏙…1020에 어필

“새 신을 신고서 #샤샤샤”(지드래곤), “맛있다고 #샤샤샤”(장현승).

걸그룹 트와이스의 곡 ‘치어 업’ 중 일본인 멤버 사나가 부른 가사 한 줄은 올 상반기 대중문화계를 강타한 유행어가 됐다. 노랫말 “아까는 못받아서 미안해, 친구를 만나느라 shy shy shy” 중 ‘샤이 샤이 샤이’가 새로운 의성어 ‘샤샤샤’로 재탄생했다.

대중음악 시장에서 귀에 쏙 들어오는 의성어 가사와 제목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외계어(외계인이 쓰는 말처럼 이해하기 힘들다는 뜻)가 범람했던 아이돌그룹의 노랫말이 유행처럼 번졌던 때와는 또 다르다. 현재는 한 번 들으면 귀에 꽂히는 ‘키워드’ 가사와 제목이 10~20대의 음악소비층 사이에서 새로운 ‘현상’이 되고 있다.

최근 새 앨범을 발표한 장기하와 얼굴들의 타이틀곡 제목은 ‘ㅋ’다. 가사는 “너는 쿨쿨 자다가 아주 짧게 ㅋ 한 글자만 찍어서 보냈다 (중략) ㅋㅋㅋ도 ㅋㅋ도 아닌 한 글자에 눈물 콸콸콸콸콸콸콸”이다.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숱하게 주고 받는 단어에 사랑의 의미를 부여했다. 장기하는 “한 글자만 갖고도 충분히 재미있는 운율을 만들 수 있다면 굳이 많은 말을 집어넣을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여자 자이언티’로 불리는 수란의 신곡 역시 ‘땡땡땡’이라는 의성어 제목과 가사(“이제 그만 넌 out! 땡땡땡”)가 인상적이다. “남자친구가 바람 핀 증거를 잡아내 ‘넌 끝이야’라고 말하는 것을 3음절 패턴으로 유쾌하게 표현했다”는 설명이다.

창작자의 의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수용자의 입장에선 음악과 간결한 의성어의 제목, 가사가 조화를 이루니 “공감대가 더 커지는 효과”가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말에는 뜻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감과 박자 감각이 있기 때문에 의성어 의태어의 경우 한 번 들으면 느낌을 금세 알 수 있어 공감대가 커진다”며 “진지한 의미보다 음악적인 느낌을 중요시하는 세대에게 접근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대중음악의 주소비층이 10~20대로 자리한 최근, 짧고 간결한 의성어 제목과 가사는 이들 세대에게 이미 ‘취향 저격’인 셈이다. 복잡한 생각이나 진지함보다는 단순하고 감각적인 이미지를 선호하는 세대에게 적합한 노랫말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장기하 측 관계자는 “너무 많은 선택을 강요받아 ‘햄릿 증후군’이 온 세대들에게 정확한 선택이나 진지함을 표현하는 말보다 모호한 표현을 던져 듣는이가 알아서 해석하게하는 방식”이라며 “모호한 세대들의 언어법을 대신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의성어 가사와 제목은 SNS를 타고 회자된다. 트와이스의 ‘샤샤샤’는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와 함께 4만여개 가량의 용례를 만들어냈다. 지드래곤과 장현승 등 아이돌 스타들이 SNS를 통해 용례 확산에 일조했다.

이택광 대중문화평론가는 “젊은 세대에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노랫말을 스스로 재해석하는 것은 규범화된 틀을 깨는 방식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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