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경찰청장이 수사권 독립에 대해 어느 때보다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검경 갈등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 청장이 검찰을 겨냥해 ‘기득권 유지’, ‘검찰의 과민반응’ 등 용어를 사용하면서 수사개시권 확보, 복종의무 규정 철폐 등을 주장하자, 검찰은 “과잉수사할 것”, “경찰권력 강화” 등 직설적 비난으로 대응해 한판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조 청장은 지난 22일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사개특위(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에서 내놓은 수사권 조정안은 현실을 법제화한 것에 불과한 것”이라며 “이미 경찰은 수사 개시 단계에서 검찰의 지휘를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의 ‘수사개시권’ 보유를 명문화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는 것이다.
조 청장은 검찰청 법에 규정된 검사에 대한 경찰관의 직무상 복종의무’에 대해서는 ‘시대 착오적인 규정’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조 청장은 수사구조가 국가 기관의 기득권 유지가 아닌 국민과 국가를 위해 조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청장은 취임 이후 수사구조개혁 TF팀을 가동시키는 수사권독립에 진력하고 있다.
조 청장의 발언을 두고 검찰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조 청장이 사실을 왜곡해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공식대응할 필요를 못느낀다면서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검찰의 한 간부는 “수사개시는 입건하는 걸로 시작되는데, 범죄 혐의 어느 정도 입증이 되면 입건을 하기 때문에 수사 개시는 곧 수사 종결로 볼 수 있다”며 “따라서 수사개시권을 경찰에 주면 통제가 되지 않아 최근 강진군에 대한 수사처럼 과잉수사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검찰청법상 복종의무는 수사에 관해 사법경찰 개인이 검사에 복종해야 한다는 것이지, 경찰조직이 검사에 복종해야 한다는 게 아니다”며 “이 규정의 삭제는 경찰 조직의 90%인 고위 행정 경찰들이 경찰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국회 사개특위 6인소위는 지난 10일 사법개혁안에 경찰의 수사개시권 명문화 및 검찰청법에 규정된 복종의무 삭제안을 포함시켰다.
2003~2004년 사법개혁위원회를 통해 수사권독립 논의를 진행하다 성사 직전에 좌절된 경찰은 지난 2008년 김선택 고려대 법대 교수에게 ‘영장청구권 헌법규정 연구’를 의뢰, 현행 헌법 제12조 제3항 영장청구의 검사 경유 조항이 일제시대 식민통치 권력의 극대화를 꾀한 것에 뿌리가 있다는 연구 내용을 도출해 낸 바 있다. <본지 2009년 8월6일자 1면 참조>
경찰은 이어 2009년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팀에 의뢰해 ‘검찰수사지휘권에 관한 연구’ 용역을 벌여 형사소송법 제195조(수사주체를 검사로 규정)와 제196조(경찰관의 검사에 대한 복종의무)에 대한 개정작업을 추진한 바 있다.
홍성원ㆍ신소연 기자/ carrier@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