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아시아 현지에선 지금 ⑦ 중국
외환銀 年2000만弗 당기순익 달성
우리銀 파생금융상품 첫 인가 획득
현지법인화 하나·기업·신한銀
개인재테크 상품 등 영업 활발
오나가나 중국이다. 자다 깨도 중국 얘기들뿐이다. 경제에선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중국을 또 거론해야만 한다. 금융에선 더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해외 시장으로서의 중국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주중 대사관의 맹성규 참사관은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입니다. 그냥 최대 정도가 아니에요. 미국(10.7%), 일본(6.0%), EU(11.0%)를 합친 수준(25%)입니다. 같은 나라이니 홍콩까지 더한다면 오히려 더 크죠. 수입도 막대합니다.”라면서 중요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중국의 중요성은 감춰진 게 더 크다. 겉으로 보이는 실물경제 부문 이상이 금융에 있다. 실물거래는 금융거래를 수반한다. 수출입이 엄청나니 금융기관의 필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게다가 생산기지 삼아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들에게도 금융기관은 혈액처럼 중요하다. 대출받을 돈이며 거래에 필요한 환전 등 서비스를 해줄 곳은 한국 금융기관이다.
게다가 중국의 금융시장은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다. 힘들고 난관이 많지만 밑자락을 깔지 않으면 열매를 따기 어렵다. 중국에서 사업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게 관시(關係)다. 금융사업에선 더 필요하다. 지금 돈이 안 된다고 물러서면 미래가 없다.
중국은 2002년부터 2009년까지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연평균 16.2% 성장한 나라다. 금융시장은 양적으로 눈부시게 성장했다. 하지만 아직도 중국의 금융시장은 90년대 한국의 상황을 연상시킨다. 겉으로만 개방됐을 뿐 폐쇄적이고, 따라서 앞으로 개방과 외국 금융기관의 진출 가능성은 더 높다.
중국의 금융시장은 은행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제1, 2금융권으로 구분해서 1금융인 은행 부문의 대출이 실물경제 자금조달의 80% 이상을 담당한다. 금융감독 시스템도 은행, 증권, 보험감독위원회가 있다.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생기기 이전 90년대 한국의 모습 그대로다.
중국에선 외국계 은행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위안화 소매영업을 위해서는 현지 법인화해야 한다. 자본금은 최소 10억위안 이상이어야 하고 개업 후 3년이 지나고 2년 연속 흑자 요건을 갖춰야 한다. 그리 심한 조건은 아니다. 한국계 은행 중에는 우리, 하나, 신한, 기업, 외환은행이 법인으로 영업 중이고 취급 상품은 개인 대상 위안화 업무, 직불카드, 개인 재테크 상품까지 팔며 우리, 외환은행은 연간 2000만달러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내기도 한다.
하지만 규모와 이익을 키우는 데 난관도 없지 않다.
현재 중국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들은 아직도 현지 진출 한국기업에 많이 의존한다. 현지인과 현지기업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는 아직 결과를 논하기 어렵다. 공을 들이는 수준이다. 2007년부터 현지화 단계로 진입한 정도다.
문제는 현지법인에 부과되는 의무준수 사항이다. 중국 은행감독당국은 예대비율 75% 준수를 강제한다. 대출금이 예금의 75%를 넘어선 안 된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110%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어쨌든 대출을 해주기 위해선 예금을 늘려야 한다. 일반적으론 금리를 높이면 예금은 들어오게 마련이다. 하지만 중국의 예금금리는 고정돼 있다. 같은 이자 주는데 편한 자국 은행 이용하는 일이 더 쉽다.
상황이 어찌 됐든 한국계 은행들은 영업 확장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최근 우리은행이 파생금융상품 인가를 받은 것이 한 예다.
우리은행 중국유한공사 정준구 본부장은 “파생금융상품을 취급하는 첫 번째 한국계 은행이 된다는 데 상당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금 중국엔 한국계를 포함해 외국계 은행 독자법인 33개, 합자 2개가 있다. 수십개나 되지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2009년 말 외자계 은행 총자산은 1조3000억위안으로 전체 은행산업의 1.7%에 불과하다. 현지 영업이 어려운 측면도 있지만 아직 무한한 성장 가능성도 함께 지닌다.
현지법인 이전 단계인 지점은 24개국 71개 은행에서 95개나 운영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가 현지법인으로 전환될 게 분명하다. 46개국 196개 외국계 은행이 237개의 사무소를 설치하고 영업을 준비 중이니 앞으로 그 수는 더욱 늘어날 게 분명하다.
중국의 보험업 역시 시장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수입보험료는 연평균 20%씩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보험업계의 영업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아직 뛸 만한 여건 자체가 안 되는 수준이다.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약정으로 2004년까지 보험시장을 전면 개방해 외국계 보험사의 영업범위와 영업지역 제한은 사라졌다. 하지만 생보는 꼭 합작법인의 형태로 지분율도 50% 이내만 가능토록 했다. 경영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손보는 독자법인이 가능하지만 시작하기 어렵다. 손보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자동차보험에서 우리의 책임보험과 같은 성격의 강제보험을 외국사는 취급할 수가 없다. 차포 떼고 영업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국계 보험사의 시장점유율은 생보 5%대, 손보 1%대에 머물고 있다. 게다가 적자는 매년 늘어 대규모 증자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벌써 오래전에 현지에 나간 삼성생명이나 현대해상 등이 현지법인과 지점을 몇 개씩 거느리고도 아직 영업다운 영업을 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익을 운운하기도 어렵다.
현대재산보험유한공사의 오승찬 상무는 “어차피 미래를 보고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현대자동차의 판매와 연관해서 영업하는 장점도 있어 향후 사업성은 점차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알면서도 제대로 안 되는 나라, 그곳이 중국이다. 그곳에서 우리 금융기관들은 전쟁 같은 영업을 펼치고 있다.
신창훈ㆍ김양규 기자/chunsim@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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