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국정 비상 상황 속에서 국가적 참사가 발생했다.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했다. 세상 무너지는 슬픔을 겪고 있을 희생자 유가족들을 생각하면 절통함을 가눌 길 없다. 모든 국민의 마음이 같을 것이다. 한밤 중에 대통령이 비상 계엄을 선포하고, 무장한 군인들이 국회에 난입하는 모습에 온 사회가 공포와 충격에 빠졌던 것이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았다. 국회의 탄핵소추로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직무 정지된 최악의 국정 위기 속에 찾아온 시련과 고통의 시간이다. 함께 애도하고 수습하고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일, 비정상적 체제를 하루빨리 끝내고 헌정 질서를 복원하는 일 모두 한시도 뒤로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다.
30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갖고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에 엄정한 조사를 지시했다. 또 국토부를 중심으로 통합지원센터를 운영해 유가족들에 사고 조사 과정과 수습 절차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에는 “항공기 운영체계 안전점검을 실시하라”고 했다. 최 권한대행은 전날 무안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오는 1월 4일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했다. 무엇보다 희생자 추모와 유가족에 대한 위로 및 지원이 전폭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새떼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기체 결함, 항공사의 여객기 운영체계, 무안공항의 구조 등 모든 문제와 사고 원인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위헌적 계엄 선포와 이로 인한 탄핵에서 비롯된 비정상적 통치체계는 이번 참사 대응에도 고스란히 적용됐다. 최 대행은 원래의 경제부총리에 더해 대통령과 국무총리 역할까지 대신하게 됐으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본부장까지 맡았다. 국가 재난 주무부처는 행정안전부로, 그 장관은 통상 중대본 본부장까지 겸한다. 그러나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은 12·3 계엄사태 직후 자진 사퇴했고, 윤 대통령의 탄핵 소추로 후임은 임명되지 않았다. 재난 대응 또 한 축인 경찰청 수장도 직무 대행 체제다. 조지호 경찰청장이 내란 가담 혐의로 구속 중이기 때문이다.
사고 발생 직후 여야는 각각 당 차원의 대응 조직을 만들고, 수습을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입을 모았다. 일단은 최 대행 체체가 참사 대응에 총력을 다하도록 여야가 초당적 협력을 해야 한다. 아울러 최 대행도 헌정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 무엇보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절차가 온전히 이루어지도록 해 놓아야 최 대행 체제도 더 안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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