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날 미쳤다고 했다.
국내 유일 미쉐린 3스타 셰프로 유명한 안성재(42)는 2017년 한국행을 이렇게 회상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식당을 열고 그해 미쉐린 1스타를 획득한 지 1년 만에 결정한 한국행이다 보니 그럴만도 했다.
![흑백요리사로 이름을 알린 안성재 셰프가 지난 11월 20일 오후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캘리포니아관광청 소속 관광 전문가들과 한국 여행사 대표들을 초청해 열린 VIP 만찬에서 요리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4/12/22/rcv.YNA.20241121.PYH2024112114930054200_P1.jpg)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21일(현지시간) ‘그는 서울의 유일한 미쉐린 3스타 셰프다. 그를 거스르지 말라’ 제하의 기사에서 13세 때 미국으로 이민한 뒤 요리사의 삶을 택한 안 셰프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NYT는 “이라크에서 미군 병사로 싸우고 접시닦이로 일하며 요리학교 비용을 마련하는 등 그는 있을 법하지 않고 어려운 길을 걸어 성공에 이르렀다”며 안 셰프의 성공담을 기록했다.
안 셰프는 풍족하지 않은 어린시절을 보내고 미군에 입대했고, 이라크 전쟁에 파병돼 정비병으로 일했다.
24세의 나이로 전역 한 뒤엔 요리학교에 입학했고, 졸업후에는 무급으로 일하며 요리를 배우겠다며 캘리포니아 베벌리힐스의 유명 일식집 문을 두드려 접시닦이부터 시작해 커리어를 쌓아갔다.
안 셰프는 그곳에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손님들이 자신을 한국인이 아닌 일본인으로 볼 것이란 생각에 불편함을 느꼈다고 인터뷰에서 털어놨다.
그는 “그게 날 많이 괴롭게 했다”면서 “그건 마치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흉내내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노력이 결실을 맺어 그는 2016년 샌프란시스코에 식당을 열 수 있었고, 이 가게는 개업 첫해 미쉐린 1스타를 획득했지만 그의 선택은 고국행이었다.
다행히 2017년 서울에 개점한 그의 식당 ‘모수’는 큰 성공을 거뒀다. 모수는 2019년 미쉐린 1스타, 2020년 미쉐린 2스타를 획득한데 이어 2023년에는 한국 유일의 미쉐린 3스타 식당으로 떠올랐다.
이렇게 요리계의 정점에 올랐는데도 안 셰프는 최근까지 무명에 가까웠지만, 넷플릭스 요리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것을 계기로 유명세를 떨치게 됐다고 NYT는 전했다.
이 매체는 “그의 아메리칸 드림이 궁극적으로 실현된 곳은 그의 모국이었다”면서 “그가 떠난 사이 한국은 음악과 예술, 텔레비전, 음식 분야의 세계적 강국으로 탈바꿈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