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 “비상계엄 분명히 잘못된 것”

“공포탄·테이저건 사용 방송 전파돼 혼선”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10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계엄 당시 병력 투입 경위 등에 대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10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계엄 당시 병력 투입 경위 등에 대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오상현 기자] 곽종근(육군 중장) 육군특수전사령부 사령관은 10일 12·3 비상계엄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국회에 150명이 넘는 의원이 있으면 안된다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곽 사령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당시 상황에 대해 “전투통제실에서 비화폰을 받으면서 국회의사당 안에 있는 의원들이 100~150명이 넘으면 안된다는 지시가 내려온 상황이었다”며 김 전 장관의 지시였다고 밝혔다.

그는 “나중에 알았는데 마이크 방송이 켜져 있었던 것 같다”며 “그러한 내용들이 그대로 예하 부대에 전파됐고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 공포탄, 테이저건을 사용하는 것처럼 전파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제가 사용하라고 지시해서 전파된 것이 아니고 지시받는 내용들이 그대로 마이크 방송으로 전파돼 예하부대에서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곽 사령관은 “지시를 받고 현장부대 지휘관에게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논의하면서 이것은 명백히 제한되고 잘못된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항명이지만 국민의 생명과 작전부대 요원들이 다치지 않는 것, 법적 문제가 따르는 것 등을 고려해 더 이상 국회의사당에 들어가지 않도록 작전 중지시키고 병력 이동 통제만 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지난 5일 국회 국방위에서 곽 사령관이 테이저건과 공포탄 사용을 건의했지만 막았다고 밝혔는데 이는 김 전 장관으로부터 지시를 받는 과정에서 마이크 방송이 켜져 있어서 혼선이 빚어졌다는 것이다.

아울러 곽 사령관은 비상계엄 인지 시점에 대해 “TV를 보고 비상계엄령이라 말 하고 문구가 써져 있는 상태에서 명백하게 알았다”며 “분명히 잘못된 것이고 국민께 사죄 말씀을 드렸다. 특전부대원들에게 다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김 전 장관은 이날 법무법인 대륙 아주를 통해 공개한 입장에서 “국민 여러분들께 큰 불안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 깊이 사죄드린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한 모든 책임은 오직 저에게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부하 장병들은 저의 명령과 주어진 임무에 충실했을 뿐”이라며 “부디 이들에게는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자유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기도해주시기 바란다”면서 “영장실질심사는 포기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