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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 비용 줄이는 '마샬캐디' 체험기

  • 퍼블릭 남여주GC의 1년반의 제도 정착 실험
  • 2017-09-11 16:27|남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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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오프를 하기 전에 마샬캐디가 홀의 공략 특징을 설명한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경기 여주의 남여주골프클럽(GC)에서 마샬캐디를 체험해보았다. 수도권 캐디피가 13만원으로 오른다는 말이 나도는 지금, 한 라운드 캐디피는 절반인 6만원이었다. 가격이 절반이었지만, 꼭 필요한 서비스는 충분했고, 만족도는 2배 이상이었다.

남여주GC는 2000년6월 개장한 퍼블릭 골프장이다. 1990년대에 골프장을 신설할 때 18홀인 회원제 골프장은 6홀 이상의 대중 골프장을 추가 건설하거나 1홀당 예치금을 의무적으로 내야 했다. 경기도의 10여곳 골프장이 낸 예치금으로 조성한 퍼블릭 골프장이 남여주였다.

한국체육진흥에서 코스를 조성해 개장한 후 저렴한 퍼블릭 골프장으로 운영했다. 초창기에는 그린피가 기존 퍼블릭 골프장보다도 훨씬 저렴해서 인터넷으로 부킹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에 가까웠다. 친구들끼리 회원으로 가입해 돌아가며 부킹을 시도하기도 했다. 2011년에는 남여주레저개발로 법인명을 변경하고 2013년에 클럽하우스를 증축하고 9홀 확장을 통해 27홀 코스로 개장했다. 골프장 5백곳이 넘는 오늘날 이곳은 주중 그린피 9만5천원, 주말은 12만5천원으로 수도권 퍼블릭 골프장 평균 그린피보다 상당히 저렴하다.

문체부에서 공무원으로 30년 이상 봉직한 강봉석 사장은 27홀로 증설 오픈한 다음 해 5월에 모든 홀을 순 한글 이름으로 고치면서 팻말을 붙였다. 코스 명칭도 마루(정상), 누리(세상), 가람(강)이라는 이름에 코스당 9개의 홀, 즉 27개 홀에 꽂잠, 산다라, 시나브로 등 우리말 이름을 붙여 운영하는 등 골프장 이미지를 일신했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운영으로 저렴하면서도 서비스가 뒤지지 않는 골프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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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릭 골프의 전당인 남여주GC는 2013년 27홀로 증설되었다.


1년 반 지난 남여주의 마샬캐디제
지난해 3월 사단법인 한국골프소비자모임에서 코스 진행요원과 캐디의 업무를 반반씩 섞은 은퇴 시니어나 경력단절 여성 대상 마샬캐디(Marshall Caddie: 혹은 운전캐디) 제도를 창안하자 강 대표는 이를 가장 먼저 받아들여 14명을 채용했다. 그는 마샬캐디가 노령사회로 급속하게 접어드는 한국의 은퇴후 시니어들의 일거리 창출에 기여할 것을 생각하고 적극 추진했다.

당시 소비자모임의 모집공고에 40명이 지원해 그중 14명이 남여주GC에서 근무했다.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서울 등 수도권에서 출퇴근 문제로 지원을 철회했는데, 출퇴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마샬 캐디끼리 카풀제를 운영하기도 했다. 이들 가운데 전직 고위 공무원과 대기업 간부, 군인도 포함돼 있었다.

마샬캐디는 골프백을 전동 카트에 싣고 스타트에 대기하다가 라운드 중에 카트를 운전해주고 다음 샷을 할 때 남은 거리를 불러주고 게임을 마치면 백을 차에 실어주면서 진행을 조절하는 비교적 단순한 업무를 맡는다. 골프란 원래부터 스스로 하는 게임이라 그린에 올라가 라인을 읽고, 공을 닦고, 스코어카드를 적는 것은 골퍼가 하는 일의 영역이다. 마샬캐디는 경기 진행과 운전에 방점이 찍히기 때문에 마샬캐디의 캐디피는 6만원(야간 7만원)으로 일반 캐디피의 절반이었다.

지난해 초 마샬캐디를 도입할 당시에는 서로가 어색한 느낌이 있었다. 골퍼들은 저렴한 점이 끌렸으나, 기존에 캐디에게 받던 익숙한 서비스들이 아쉬웠고, 또 나이 많은 캐디를 대하는 게 불편했다. 마샬 캐디 중에 일부는 직업의식을 가지고 임하기보다는 취미삼아 일하려다가 안이한 처신으로 적응하지 못했다. 골프장의 기존 여성 캐디들은 자신들의 일자리를 뺏길까 염려했다.

강 대표는 시행착오가 생길 때마다 이를 조금씩 꾸준히 개선해나갔다. 예컨대 골프장은 ‘마샬캐디’라는 호칭 대신에 ‘경기위원’으로 불렀다. 그리고 업무를 마친 일몰 시간대에 주 1회 이상 골프를 무료로 치도록 여건을 만들어주었다. 강 대표는 마샬 캐디를 정착시키기 위해 이들에게는 고정된 티타임을 보장해주었다. 또한 기존 캐디들에게는 “당신들의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라 보완재”라며 설득했다. “성수기에 하루 2번씩 서비스해야 할 정도로 바쁜 당신들의 일과를 덜어주는 효과도 크다.” 그의 적극적인 의지와 설득으로 처음에는 서먹한 분위기도 있었으나 1년반이 지나 마샬캐디 2기가 들어온 지금은 모두가 공감하고 잘 도와준다고 한다. 심지어 다른 골프장에서 벤치마킹을 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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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력 30년이 넘는 남여주 GC의 박대열 진행위원은 1년반을 마샬캐디로 근무하고 있다.


노령사회 앞둔 제도의 홍보 필요
남여주의 마샬캐디 6명 중에 5명이 서울에서 통근하고 한 명이 여주에서 오간다. 강 대표는 마샬캐디를 원하는 고정 이용객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용해 본 고객들은 다시 진행위원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고, 재이용율이 높다. 다만 아직 홍보가 덜 되어서 이같은 좋은 시스템이 있는 줄도 모르는 골퍼가 많다. 진행위원들의 만족도도 높다. 어떤 때는 일이 없어도 와서 배토한다. 향후 우리나라 사회가 마주할 문제가 건강한데도 정년 퇴직하는 시니어들인데 이같은 대안을 하루속히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여전히 한계가 있다. 지난해 당초 30명을 모집하려던 전북의 군산CC는 지역이 너무 떨어져 있는 까닭에 인원 모집에 실패했다. 현재는 남여주 6명을 비롯해 아세코밸리(2명), 세븐밸리(여성 6명)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경북의 한맥CC와 경북의 남원상록은 모집중이다.

서천범 한국골프소비자모임 이사장은 “3가지 시행 착오가 있었다”고 문제점을 설명했다. “첫째, 골프장으로의 접근성 문제가 크다. 캐디가 부족한 골프장들은 지방에 위치하지만 마샬캐디 지원자들은 대부분 대도시에 거주한다. 둘째, 골퍼들의 인식 부족이다. 나이든 퇴직자들이 캐디를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히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골프장 오너 및 CEO의 인식 부족이다. 일부 골프장은 마샬캐디제를 도입하라는 오너의 지시에도 불구, 충분한 교육 없이 형식적으로 이를 도입해 실패한다.”

얼마 전 남여주GC에서 마샬캐디를 체험한 결과 불편은 적고 만족도는 높았다. 30년 구력의 박대열 진행위원(마샬캐디)은 동반자들이 샷을 할 때 크게 ‘굿샷’이라 외치면서 분위기를 돋웠고, 가끔씩 코스 매니지먼트에 대해 부담 없을 정도의 조언도 해주었다. 그린에서 라인을 살필 때면 퍼터를 들고 와서 볼도 닦아주었다. 이는 마샬캐디의 의무사항은 아니었지만 박 위원은 “이걸 제2의 인생의 직업으로 여기고 보면 이 정도는 충분히 고객에게 베풀 수 있는 고객만족의 재량 영역”이라고 말했다.

목청이 우렁차고 설명을 잘 해주고 분위기를 재미나게 이끄는 건 현역시절에 그가 기업교육을 많이 해본 경험 때문이다. 박위원은 1년반을 남여주GC에서 마샬캐디로 근무하고 있다. 3개월 전 2차 마샬캐디 교육도 직접 담당했다. “일단 이 일을 하려고 발을 들였으면 마음을 좀 내려놔야 한다. 그리고 일반 캐디 교육과는 다른, 마샬캐디로서의 운영과 교육 노하우를 물려받는 방식이라면 이 제도가 빨리 확산되리라 생각한다.” 1년반을 일하면서 그 역시 힘든 순간도 있었다. “나이 어린 캐디 대하듯 반말하면서 클럽을 가져다 달라고 하는 골퍼들도 드물지만 있었다. 하지만 그 역시 아직 마샬캐디제가 익숙지 않는 데서 나오는 실수라고 본다.”

퇴직자나 경력 단절 여성들이 마샬캐디에 지원하려면 골프소비자모임(www.golsomo.org) 홈페이지에서 ‘마샬캐디 지원서’를 작성하고 서류전형, 면접을 거친 후 현장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라운드를 마칠 때 쯤 일행 중에 버디가 나왔다. 라운드를 마치고 1만원의 버디 보너스를 추가로 받으면서 박 위원은 “이런 경우 좀 난감하지만 서로가 좋으니까”하고 웃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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