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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종훈의 빌드업] (15) 아주대 김재민, ‘흙 속의 진주’를 엿보다

  • 2017-05-16 03:39|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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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 김재민은 아는 사람만 아는 정도로 거의 무명에 가깝다. [사진=정종훈]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종훈 기자] U리그(대학리그)에만 3,000명이 가까운 선수들이 등록되어 있다. 프로팀 스카우트들은 돌아오는 시즌에 전력을 강화를 목적으로 새 얼굴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판다. ‘흙 속의 진주‘를 캐내기 위한 물밑 경쟁은 치열하다. 이번에 소개할 아주대 김재민(20)도 숨겨진 인재 중 한 명이다.

이 선수를 처음 본 것은 지난해 4월 U리그 홍익대와의 맞대결이었다. 한 관계자가 “아주대에 입학한 서해고 10번 출신이 괜찮다”라고 추천을 해 곧장 경기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아주대 29번’ 김재민이 주는 첫인상은 그리 특별하지 않았다. 그저 볼을 이쁘게 차는 선수 중 한 명으로 인식됐다.

이후에도 몇 번을 더 지켜봤지만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던 중 2016년 7월 태백에서 열린 추계대학축구연맹전을 맞았다. 김재민은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부동의 주전이었다. 그리고 이 대회에서 조금씩 본인의 가치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대학 무대 적응을 마친 것이다. 중원에서 공격적으로 치고 나와 골까지 기록하며 어려운 상황에서 팀을 몇 번이나 구원했다.

김재민의 과거 경력을 살펴보면 크게 두드러지는 점은 없다. 만수중-서해고를 거쳐 지난해 아주대에 입학했다. 출신 중·고등학교가 축구 명문으로 분류되는 팀은 아니었기에 축구계에서도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본인 스스로도 “어렸을 때 눈에 띌 만큼 잘하는 선수는 아니었어요”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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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민(14번)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왜소한 체격이다. [사진=아주대학교 축구부]


당연히 대표팀과도 거리가 멀었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인 2015년 4월 안익수호 U-18 대표팀 소집이 대표팀 커리어의 전부다. 김재민은 이에 체념했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죠. 부모님도 많이 기대하셨는데, 계속 안 불러주셔서 기대를 놔버렸어요. 계속 가고는 싶었는데, ‘내가 할 것만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심적인 타격은 없었어요.”

김재민은 오히려 경력보다는 피지컬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마르고 왜소한 체격으로 본인의 실력을 정당히 평가받지 못한 탓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작았던 키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부쩍 컸다(고교 입학 시절 165cm→고교 2학년 178cm). 하지만 살이 잘 붙지 않는 체질인지라 정작 몸무게는 늘지 않았다.

김재민은 이런 문제를 ‘근성’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그는 “체력 운동할 때 열심히 뛰다 보니 맨앞에 있더라고요(웃음). 잘 뛴다고 칭찬해주시니 자신감이 붙으면서 체력도 더 늘었죠”라고 설명했다. 고교 3학년 때 주장 완장까지 차며 서서히 실력을 붙여 나갔고, 아주대 하석주 감독의 레이더에 잡혔다.

김재민은 하 감독을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의 폭을 늘려나갔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대학 초반에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김재민은 적응을 위해 변화를 감행했다. 고교 시절에는 수비보다는 공격에 치중했고, 본인 위주의 플레이를 많이 했지만, 대학 무대에서는 팀워크를 중점으로 두며 수비 시에도 적극적으로 부딪혔다. 이러면서 조금씩 팀 내에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하 감독은 아주대 키플레이어로 김재민을 지목할 정도로 김재민에 대한 신뢰는 점점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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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민(29번)은 활동량과 체력뿐 아니라 패스 능력에도 자신감을 갖고 있다. [사진=아주대학교 축구부]


김재민의 가치는 매경기 후반 막바지에 극대화된다. 상대 팀의 체력이 떨어졌을 때 스윽하고 나타나 적극적으로 그라운드를 누빈다. 아주대가 후반 마지막까지 힘을 낼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 시즌 U리그 3월 고려대, 4월 광운대 전에서도 이런 모습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이런 활약 덕에 아주대는 패배를 면했다. 김재민도 이에 재미를 느꼈다. “후반 막판 되면 상대방이 지치잖아요. 그때 스퍼트를 내는 것을 좋아해요. 저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지만, 그 시점에 더 자신감이 생겨요.”

그럼에도 스포트라이트는 다른 곳을 향했다. 그 흔한 언론 인터뷰도 고등학교 때 한 차례를 제외하면 경험이 없었다. 서운할 법도 하지만, 김재민은 그런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여전히 김재민이 갈 길은 멀다. 대학 무대에서 아무리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할지라도 냉정한 프로 무대에서 한 번에 도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재민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프로와의 연습 경기를 통해서 보완할 점을 찾아 나갔다. “수비할 때 쫓아가거나 한 번 부딪혀서 공의 소유권을 뺏을 때 힘들더라고요. 공격할 때도 쉽지 않고요(웃음). 생각의 속도를 조금 더 빨리 가져갈 필요가 있어요.” 그는 더욱 성장하기 위해 자신을 계속 갈구했다.

체격은 왜소하지만, 포부만큼은 웅대하다. 그에게 의기소침한 모습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1:1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은 항상 있어요. 위축되는 성격도 전혀 아니고요. 목표요? K리그에 가고 싶어요. 그중에서도 수원삼성을 좋아하거든요. 프로에 가게 되면 팀을 많이 옮겨 다니기보다는 원클럽맨이 되고 싶어요. 그 팀 하면 제가 생각날 수 있게끔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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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민이 지난 시즌 U리그 홍익대와의 경기에서 골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정종훈]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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