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한 번 살아보고 싶다…고즈넉한 한옥의 로망 이 마음으로 짓습니다 [건축맛집]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한옥’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아름답지만 정작 살기엔 불편한 느낌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특히 도시에 위치한 한옥은 전통 건축방식에만 얽매이면 거주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공간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점에 착안한 젊은 건축가들은 고심 끝에 아름다움과 효용을 동시에 살리는 한옥을 지었다. 이들의 손이 닿은 한옥은 삭막한 도시에 여유의 미 한 조각을 제공한다. 서울 마포구 신수동에 위치한 건축사사무소 오브에서 만난 전재영·양정원 공동대표는 “한옥은 까다로운 건축물이지만 작품을 하나씩 완성할 때마다 성장하고, 또 한옥을 지으면서 얻은 경험을 다른 주택에도 적용하곤 한다”고 말했다. ▶두 건축사의 만남, 한옥은 ‘운명’= 두 대표는 한 건축사사무소에서 ‘사수’ 관계로 만난 것을 인연으로 2020년 건축사사무소 오브를 설립했다. 두 건축사의 시작은 달랐지만 공교롭게도 첫 계약 작품이 한
2023.11.30 07:51치열했던 내삶 마지막집 ‘멋진할아버지집’…자서전이 된 건축 [건축맛집]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집을 짓다 보면 10년은 늙는다’는 말을 한다. 그만큼 집을 짓는 과정은 고민해야 할 것이 넘쳐나고 고생스러운 과정이라는 얘기일 것이다. 부지는, 규모는, 설계는 누구에게 등의 굵직한 것부터 콘센트 위치, 수전, 손잡이 색깔 등 사소한 것까지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산더미다. 거기에 집은 건축주의 삶의 방식, 성향, 기질까지 담을 수 있어야 한다. 자연스럽게 나누는 대화를 통해 이런 고민을 해결해 주는 건축가를 만났다. “좋은 집을 만들기 위해서는 10여 번의 미팅과 60회가 넘는 감리 등을 거쳐야 합니다. 집주인이 원하는 공간, 삶의 경험, 주변과의 관계 등이 건물에 잘 스며들게 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품을 들여야 하죠. 건축주의 실타래처럼 얽힌 생각들을 하나하나 풀어 놓고서야 결국 건축이 시작됩니다. 더욱이 집은 살아가는 공간인 만큼 디자이너가 ‘살아가는 이’의 삶의 방식에 대해 깊은 교감을 거쳐야
2023.11.01 16:54제주 곶자왈 건물에는 왜 지붕이 없을까…“건축, 더이상 꾸미지 않습니다” [건축맛집]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제주 대지에 지어진 외딴 붉은 콘크리트 집. 반듯한 벽들을 겹쳐 지은 이 곳은 모어레스 건축사사무소가 지은 독채 건물 ‘수리움’이다. 약 116㎡ 면적의 필지 위 단층 건물이지만, 각 공간 용도에 따라 바닥 높낮이와 빛이 들어오는 양이 다르다. 직선으로 이뤄진 간결한 외관과 달리 내부는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됐다. ‘2023년 젊은 건축가상’을 수상한 모어레스 건축사사무소는 장식은 최소화했지만 단조롭지 않은 공간, 재료 고유의 특성을 살린 건축을 지향한다. 심사위원들 또한 재료 본연의 성질, 사물과 공간의 관계 등 건축 본질을 집요하게 탐색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지난달 27일 종로구 운니동에 위치한 모어레스 건축사사무소 사무실에서 만난 김영수 건축사(대표 소장)는 “급변하는 한국 사회에서 이미지적인 것에 즉각 반응하고, 인위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경계하고 싶었다”며 “(공간 내) 질서
2023.10.05 06:5423평 땅에 올라간 날씬한 4층 꼬마빌딩…4인 사업가의 꿈을 품다 [건축맛집]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저녁이면 직장인과 동네 주민들의 정겨운 소리가 가득한 마포구 상암동 먹자골목 한편에는 ‘붉은 계단집’이 있다. 오랜 기간 방치돼 있던 대지면적 77㎡(23평)에 불과한 부지에 올라선 4층짜리 꼬마빌딩은 새하얀 외벽과 붉은색 벽돌로 채워진 건물 후면이 대비돼 눈길을 사로잡는다. 후면 외부에는 배치된 계단을 통해 2~4층까지의 동선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세심한 설계가 돋보이는 붉은 계단집 ‘레드홀(RED HOLE)’은 블랙홀에서 이름을 본떠 온 의도대로 골목길을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빨아들이는 건물이 됐다. 서울 도심 속 레드홀은 오후건축사사무소를 이끄는 여성 듀오 건축가 노서영·김하아린 소장을 거쳐 탄생한 결과물이다. 지난 28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오후건축사사무소에서 만난 노서영 소장은 “땅의 규모가 워낙 작고 모난 형태라 설계안을 이끌어낼 때도 그렇고, 공사 여건도 그렇고
2023.08.30 16:59바베큐, 불멍에 맥주 한잔을 넘어선 캠핑…건축이 바꾼 하룻밤 [건축맛집]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건축에선 건물 하나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건물까지 가는 과정에서 겪는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 걷는 골목길의 풍경 이런 것들은 일상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건물뿐 아니라 그런 부분들도 가급적이면 저희가 함께 작업을 하고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심희준·박수정 건축공방 공동대표) 건축물 자체만 고려하지 않는다. 건축물과 주변 환경의 조화를 고려한다. 장소마다 맥락을 고려한 건축을 지향하기에 설계한 건축물들은 저마다의 개성을 갖는다. 건축공방 공동대표이자 부부인 심희준·박수정 건축가가 추구하는 건축 철학이다. 지난 22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건축공방 사무실에서 만난 이들은 ‘일상의 건축’을 강조했다. 두 건축가는 ‘아이코닉’, ‘랜드마크’ 등 화려함에 초점을 맞춘 용어로 설명되는 건축물보다 더
2023.08.27 10:58“임대주택 섞는다고 소셜믹스 아닙니다…강남 아파트 1층을 공짜 공원으로” [건축맛집]
[헤럴드경제=정순식·박자연 기자] 대다수 사람이 집 또는 건물을 바라보는 관점은 계산에 기반한다. 몇 가구인지, 용적률을 몇 퍼센트로 하고 층수는 얼마나 올릴지에 따라 향후 가치가 달라진다고 생각해서다. 이처럼 ‘숫자 건축’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좋은 건축’이 설 자리는 점차 좁아진다.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부 교수는 지금이 좋은 건축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라고 강조한다. 건축가는 ‘관계를 디자인 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는 그는 갈등으로 점철된 한국 사회에 건축이 ‘공통된 경험’을 제공하며 화해와 소통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강남구에 위치한 유현준건축사사무소에서 그를 만났다. ▶도시의 효율성 측면에서 아파트가 최적화된 모델임은 분명해 보이지만, 한강변을 가로질러 아파트가 병풍처럼 서 있는 모습이 결코 바람직해 보이진 않습니다. 최근에도 한강변 재건축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2023.08.17 16:59“을지로·익선동이 흥한 이유? 모두가 아파트에 살잖아요” [건축맛집]
[헤럴드경제=정순식·박자연 기자] 대다수 사람이 집 또는 건물을 바라보는 관점은 계산에 기반한다. 몇 가구인지, 용적률을 몇 퍼센트로 하고 층수는 얼마나 올릴지에 따라 향후 가치가 달라진다고 생각해서다. 이처럼 ‘숫자 건축’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좋은 건축’이 설 자리는 점차 좁아진다.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부 교수는 지금이 좋은 건축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라고 강조한다. 건축가는 ‘관계를 디자인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는 그는 갈등으로 점철된 한국 사회에 건축이 ‘공통된 경험’을 제공하며 화해와 소통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강남구에 위치한 유현준건축사사무소에서 그를 만났다. ▶교수님한테 건축이란 뭔가요. =건축은 저를 세상과 연결해 주는 매개체입니다. 제가 표현하는 방식이자 이 세상에 기여하는 방식이기도 하고요. 직업으로 확장해서 보면 건축가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2023.08.17 15:59“건축 영화로 봅니다” 제15회 서울국제건축영화제 9월 6일 개막 [건축맛집]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대한건축사협회가 주최·주관하는 제15회 서울국제건축영화제가 내달 6일 개막한다. 건축사협회는 9일 서울 서초구 건축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영작 등을 소개했다. 이날 자리는 석정훈 대한건축사협회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모모랜드 출신 이혜빈 홍보대사 위촉, 김창길 집행위원장의 영화제 소개, 김다혜 프로그래머의 상영작 소개로 진행됐다. 이혜빈 홍보대사는 “아시아 유일의 건축영화제로서 세계 건축 문화를 선도하는 서울국제건축영화제의 홍보대사를 맡게 되어서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하며 “올해 홍보대사를 맡게 된 만큼, 건축영화제를 많은 분들께 알리고 홍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상영작을 포함한 전체 프로그램이 공개됐다. 영화제에서는 18개국 34편의 작품이 상영될 예정이며, 개막작으로 ‘드리밍 월스(Dreaming Walls: Inside the Chels
2023.08.09 15:26마당 노천탕에서 바라본 강원 산골…솔밭 그림 같은 집의 비밀 [건축맛집]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참 재미있는 게 단독주택을 의뢰하는 건축주분들을 집 지을 땅을 결정하기 직전에 찾아오세요. 그럼 저희는 너무 반갑죠! 이 작품의 건축주와도 땅 고르는 작업부터 같이 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던 대지에서 다 같이 캠핑도 했고요.”(원계연 스튜디오더원 소장) 집을 짓는다는 것은 어떤 방법이든 땅을 훼손하게 된다. 결국 자연과 교감하되 자연을 통제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힌다. 건축사무소 스튜디오더원의 원계연·이제선 부부 건축사는 이 두 가지 욕망의 적절한 접점을 찾는 것을 자연 속에 집을 지을 때의 좌표로 삼았다. 강원도 토박이인 부부가 자연을 존중하고, 거주자의 건강한 삶을 그려주는 방식이다. 지난달 27일 강원도 원주 스튜디오더원 사무실에서 이들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단독주택, 공공건축물 등 다양한 작품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기존의 풍경을 존중하는 건축’이다. 이는 한옥의 대청마루처럼 내부와 외부가
2023.08.02 17:59삭막한 도시, 너와 나 경계를 지우다…건축 도시에 보탬이 되다 [건축맛집]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자유롭게 슬슬 거닐며 돌아다니는 곳. 성북구 정릉동 한적한 주택가에 지어진 요앞 건축사무소 건물 ‘소요재(逍遙齋)’는 겉으로 보기와는 다른 매력이 있다. 들어서면 재밌는 경험을 안긴다. 밖에서 봤을때 단순한 건축물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숨겨진 공간들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겉으로는 투박하지만 내용물은 다양한 종합과자선물세트 같다랄까. 건축물에도 ‘볼매(볼수록 매력있는)’가 있다면 이런 건축물일 게다. 요앞 건축사무소는 2013년 김도란 소장과 류인근 소장 두 사람의 체제로 출발했다. 사무소 이름의 의미를 묻자, 무겁게 느껴지는 건축보다는 내 집 앞 자주 드나들수 있는 건축사무소를 만들어보자는 의미에서 지었다고 했다. 이어 2019년 영국 런던 예술대학교 석사를 마치고 돌아온 정상경 소장까지 합류해 현재의 체제가 완성됐다. 지난달 26일 정릉동 소요재에서 이들을 만났다. 정상경 요앞 건축사무소장은 “인
2023.07.05 1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