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발 6739m 화산 정상에 사는 독특한 쥐…추위·산소보다 독한 게 있었다 [후암동 논문 연구소]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해발 6739m 화산 정상에는 나무도 풀도 거의 없다. 기온은 사실상 1년 내내 영하다. 숨을 한 번 들이마셔도 해수면에서 마시는 공기의 44%에 해당하는 산소밖에 들어오지 않는다. 훈련된 등반가가 하루짜리 등정으로 잠깐 버틸 수는 있어도 사람이 계속 살 수 있는 곳은 아니다. 그 정상에 특이한 쥐가 살고 있었다.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2026년 7월호에 미국 몬태나대 스카일러 리파트, 네브래스카대 나임 바우티스타 연구원 등 공동 연구팀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사는 포유류인 안데스 잎귀쥐(Phyllotis vaccarum)의 생존 전략을 밝힌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네브래스카대 제이 스토즈 교수, 몬태나대 제프리 굿 교수와 재커리 셰비론 교수, 칠레 아우스트랄대 기예르모 델리아 교수가 함께 주도했다. 연구팀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다섯 차례 고산 원정을 포함해 칠레 북부 33개 지점에서 이 쥐 167마리를 채집했다. 아
2026.07.14 20:10
물고기가 사라지는 이유…미국 댐 287곳 위성으로 봤더니 71%는 강물 온도가 변했다 [후암동 논문 연구소]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물고기는 온도로 시간을 안다. 물이 이만큼 따뜻해졌으니 알을 낳을 때가 됐다고 판단한다. 그런데 그 시계가 어긋나고 있다. 댐이 강물의 온도를 바꿔놓기 때문이다. 1도 남짓한 차이지만, 알을 낳는 시기와 부화 속도, 새끼의 생존이 여기에 달려 있다. 미국 대형 댐 287곳을 위성으로 훑은 결과, 열에 일곱 꼴로 댐 아래 강물의 온도가 상류와 달라져 있었다.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제12권 제28호에 미국 버지니아공대 에밀리 엘리스 연구팀이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댐이 하류 강물의 온도를 바꾸는 현상은 특정 지역이나 계절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댐이 강물 온도를 바꾼다는 것 자체는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문제는 그동안의 연구가 댐 한 곳, 혹은 강 하나, 특정 계절에만 머물렀다는 점이다. 강에 온도계를 꽂아 재는 방식으로는 넓은 지역을 한꺼번에 볼 수 없었다
2026.07.13 20:10
“AI 없으면 과제를 못 하겠어요”…대학마다 ‘AI 금지령’ 정작 막아야 할 건 챗봇이 아니었다 [후암동 논문 연구소]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AI가 없으면 과제를 시작조차 못 하겠어요”, “챗봇이 먹통이 되면 손이 떨려요” “일단 AI한테 물어보고 나서야 마음이 놓여요.” 대학가에서 어렵지 않게 들리는 말이다. 과제를 할 때마다 AI부터 켜는 학생이 있다. 반면 같은 과제 앞에서도 AI를 거의 찾지 않는 학생이 있다. 무엇이 이 차이를 만들까. 흔히 답은 ‘AI가 편하니까’일 것 같다. 하지만 연구 결과는 달랐다. AI에 의존하게 되는 이유는 편리함보단 학생 스스로에 대한 믿음에 있었다. 최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 심리학(Frontiers in Psychology) 2026년 7월호에 중국 진링공업대 장차이(Cai Zhang) 교수가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생성형 AI에 대한 의존은 학업에 대한 자신감이 낮을수록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AI는 대학가에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자료를 찾고, 글을 쓰고, 문제를 푸는 과정에 학생들은 챗봇을 일상적으로 쓴다. 문제는 AI라는 도구를 넘어 ‘
2026.07.10 20:10
부모 배경이 학벌 되는 사회…40년간 쌓인 유럽 데이터 분석했더니 뜻밖의 답 나왔다 [후암동 논문 연구소]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부모를 잘 만난 것이 자녀의 학벌을 좌우하는 사회는 값을 치른다. 그 대가는 세상에 나오지 못한 새 기술로 돌아온다. 재능이 출신에 막히면 그 재능이 만들었을 발명도 함께 묻히기 때문이다. 유럽 36개국의 40년 치 기록을 뜯어본 연구가 이 오래된 통념에 냉정한 숫자를 붙였다.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2026년호에 독일 라이프니츠 유럽경제연구센터(ZEW) 세라 맥나마라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부모의 배경이 자녀의 학력을 덜 좌우하는 지역일수록 새로운 발명이 많이 나왔다. 연구팀은 유럽 225개 지역에서 40년간 부모와 자녀 두 세대의 학력이 얼마나 비슷한지를 추적해 유럽특허청(EPO)에 쌓인 특허 기록과 맞춰봤다. 연구팀이 분석한 것은 단순하다. 부모가 많이 배운 집 자녀가 똑같이 많이 배우고, 부모가 덜 배운 집 자녀는 그대로 덜 배우는지를 봤다. 두 세대의 학력이 비슷하면 출신이 앞길을 가르는 사회, 학력이 다르면 타고난 배경과
2026.07.09 20:10
밥맛 없어서가 아니다…고양이가 밥을 남기는 진짜 이유 [후암동 논문 연구소]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고양이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익숙한 장면이 있다. 사료를 조금 먹다 그릇을 남기고 가버린다. 배가 불러서가 아니었다. 같은 사료를 치우고 새 사료를 부어주자 다시 달려와 먹었다. 그동안 이러한 행동은 고양이의 변덕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이 행동은 배가 불러서가 아니라 같은 냄새에 질렸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최근 국제학술지 생리학 및 행동(Physiology & Behavior) 311호에 일본 이와테대 미야자키 마사오 교수 연구팀이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고양이가 밥을 다 먹지 않고 멈추는 것은 위장이 찼기 때문이 아니라 후각이 그 냄새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건강한 고양이 12마리를 실험했다. 먼저 16시간을 굶긴 뒤 사료 20g을 10분간 내줬다. 고양이들은 배가 고픈 상태에서도 사료의 3분의 1가량만 먹고 멈췄다. 평균 6.8g이었다. 120번의 실험 중 그릇을 완전히 비운 경우는 8번뿐이었다. 사료를 남기는 이유를 밝히기 위한 실험은 10분간
2026.07.08 20:10
“놀 시간에 문제집 한 장 더”…성적 위해 운동 줄인 부모들이 놓친 사실 [후암동 논문 연구소]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학생이 무슨 운동이냐, 엉덩이 무거운 사람이 이기는 거다”, “놀 시간에 문제집 한 장 더 풀어” 많은 부모가 아이에게 이렇게 말한다. 성적을 위해서라면 뛰어노는 시간부터 줄이는 게 당연하다고 여긴다. 그렇지만 오히려 운동을 줄이고 책상에 오래 앉혀 놓을수록 공부에 집중하는 시간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 심리학(Frontiers in Psychology)에 중국 청두체육대 주원타오 교수와 친루이 교수 연구팀은 중국 중학생 3786명을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광둥성, 쓰촨성, 저장성, 베이징, 허난성, 하이난성 등 중국 6개 지역 중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2025년 10월부터 2026년 1월까지 4320명에게 설문지를 나눠주고, 불성실하게 답한 것을 걸러낸 3786명분을 최종 분석했다. 연구팀은 운동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 “얼마나 세게 하는지”, “얼마나 오래 하는지” 세 가지로 나눠 물었다
2026.07.06 20:10
“맛을 못 느끼는 건지, 신경도 안 쓰는 건지”…‘뚱보’ 매너티, 대충 먹고 산다 [후암동 논문 연구소]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소처럼 생겼는데도 단맛과 쓴맛을 전혀 구분하지 못하는 동물이 있다. 카리브해에 사는 매너티 얘기다. 바다에 사는 몇 안 되는 초식동물이라 미각이 특별히 발달했을 것이라는 통념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다. 최근 국제학술지 피지올로지 앤드 비헤이비어(Physiology & Behavior)에 스웨덴 린셰핑대와 멕시코 에코수르(ECOSUR) 공동 연구팀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고래나 물범 같은 바다 동물은 대부분 미각을 잃었다. 씹지 않고 통째로 삼키는 방식으로 섭취하기 때문이다. 굳이 맛을 구분할 필요가 없어지자 관련 유전자도 비활성화됐다. 실제로 고래는 짠맛 말고는 다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다소’ 매너티는 다르다. 바다에 살면서도 풀만 먹는 유일한 동물이다. 그래서 단맛과 감칠맛을 느끼는 유전자가 지금도 온전하고 쓴맛을 느끼는 유전자도 7개나 살아 있다. 혀에는 맛을 느끼는 세포가 평균 1만1000개 넘게 있는데, 이는 소
2026.07.03 20:10
공룡의 긴 꼬리는 어쩌다 ‘참새 꽁지’가 됐을까…중국서 발견된 ‘뜻밖의’ 화석 [후암동 논문 연구소]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참새나 비둘기 같은 오늘날의 새들은 꼬리뼈가 아주 짧다. 대신 그 끝에 부채처럼 깃털을 활짝 펼 수 있는 작은 뼈 뭉치가 붙어 있다. 반면 공룡의 조상님 격인 초기 새들은 도마뱀처럼 긴 꼬리뼈를 갖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 긴 꼬리는 언제, 어떻게 지금처럼 짧아졌을까. 답을 알려줄 화석이 중국에서 발견됐다.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제12권 제27호에 중중국 과학원 척추동물고생물학·고인류학연구소 왕민 박사, 저우중허 박사와 푸젠성 지질과학연구소 탕젠룽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새의 조상은 원래 공룡이었다. 공룡은 대부분 몸통 뒤로 길게 뻗은 뼈로 된 꼬리를 갖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날 새들은 이 긴 꼬리뼈 대신, 짧은 꼬리뼈 여러 개가 끝에서 하나로 합쳐진 작은 뼈 뭉치를 갖고 있다. 이 뼈 뭉치를 학계에서는 ‘미단골(尾端骨·pygostyle)’이라 부른다. 꼬리 깃털을 부채처럼 펴고
2026.07.02 20:10
5년 만에 큐비트 6개서 98개로…‘세계 최강’ 슈퍼컴퓨터가 수십조 년 걸릴 계산…약점 극복한 기술로 순식간에 끝냈다 [후암동 논문 연구소]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지구에 있는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를 모조리 동원해도 수백 년, 많게는 수십조 년이 걸릴 계산이 있다. 그런데 이 계산을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내버리는 양자컴퓨터가 등장했다. 큐비트(양자 정보의 최소 단위) 98개를 원자 하나하나로 구현한 미국 퀀티넘의 ‘헬리오스’다.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2026년호에 미국 양자컴퓨터 기업 퀀티넘의 앤서니 랜스포드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샌디아국립연구소 산하 양자성능연구소 소속 연구진도 함께 참여했다. 일반 컴퓨터는 정보를 0 또는 1, 둘 중 하나로만 저장한다. 이 최소 단위를 ‘비트’라고 부른다. 아무리 복잡한 계산도 결국 0과 1을 조합해 하나씩 순서대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양자컴퓨터는 다르다. 원자 하나를 정보의 최소 단위로 쓰는데, 이를 ‘큐비트’라고 부른다. 큐비트는 양자역학의 특성상 0과 1을 동시에 지닐 수 있다. 큐비트 수가 늘어날수록 동시에 표현할 수
2026.07.01 20:10
“나도 고생했으니 너도 해라?”…‘개천에서 용 난’ 이들이 사다리 걷어차는 이유 [후암동 논문 연구소]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자신이 고생 끝에 힘겹게 성공이나 성취를 이뤄낸 사람일수록, 다음 사람의 고생을 줄여주는 행위를 오히려 더 완강히 반대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흔히 “나도 고생해 봤으니 그 심정을 안다”며 약자와 타인을 도울 것이라는 대중적 통념과 달리, 인간은 자신이 겪은 역경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본능적으로 ‘사다리를 걷어차는’ 성향이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최근 미국 국립과학원 저널 국제학술지 PNAS 넥서스(PNAS Nexus) 제5권 제6호에 홍콩중문대 경영대 미셸 윤선 김 교수, 미국 UC샌디에이고 라디경영대 아예렛 그니지 교수, 시카고대 부스경영대 알렉스 이마스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고생 끝에 얻은 성취를 보호하려는 인간의 심리 기전을 ‘사다리 걷어차기’ 효과로 명명하고, 가상의 실험실 환경과 실제 이민자 사회 데이터를 결합한 세 가지 정밀 실험을 통해 이 현상을 입증했다. 먼저 고생
2026.06.30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