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평등 높아질수록 출산율 떨어진다?…선진국 인구 줄어든 ‘인구학적 비밀’[후암동 논문 연구소]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그런데 이 숫자가 단순히 경제적 부담이나 주거 문제만의 결과가 아닐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출산율이 낮은 나라일수록 성평등 의식이 높고, 성평등 의식이 높은 여성일수록 아이를 적게 낳는다는 것이다. 뒤집어 읽으면, 성평등 의식이 낮은 사회일수록 출산율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공개된 미국 국립과학원 저널 국제학술지 PNAS 넥서스(PNAS Nexus) 제5권 제5호에 따르면, 링난대·빈 대학·오슬로대 공동 연구팀이 1995년부터 2022년까지 78개국 성인 약 37만 명의 응답을 분석한 결과 성평등 의식이 낮은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자녀를 더 많이, 더 일찍 낳았다. 지난 27년간 조사 대상 국가 대부분에서 성평등 지지율이 올랐지만 세계 전체의 성평등 지수 평균값은 100점 만점에 52.7점에서 55.2점으로 2.5점 오르는 데 그쳤다. 성평등 의식이 낮은 나라들의 인구가 더 빠르
2026.05.29 21:10
몸에서 떼어낸 조직이 3년간 살았다… 맛 좋은 해삼, 영원히 죽지 않을까[후암동 논문 연구소]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잘려 나간 조직이 죽지 않았다. 숙주도 없고 특수 배양액도 없이, 바닷물만 흘려보내는 수조 안에서 3년 넘게 살아 있었다. 스스로 상처를 닫고, 면역 반응을 유지하고, 주변 물에서 영양분을 흡수했다. 최근 공개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제12권 제22호에 따르면, 캐나다 메모리얼대 해양과학과 사라 잡슨 박사 연구팀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 대상은 북대서양 한류 해역에 사는 해삼의 일종이다. 보통 해삼은 우리에게 친숙한 횟감이나 다양한 요리의 고급 식재료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발견으로 과학계에서는 새로운 주목을 받게 됐다. 연구팀이 이 해삼의 발 역할을 하는 돌기, 발이 무리를 지어 붙어 있는 띠 조직, 입 주변 촉수를 각각 잘라낸 뒤 관찰했다. 확인해 본 결과, 그 어떤 조직도 썩지 않았다. 복잡한 조직이 자연환경에서 이렇게 오래 살아남은 기록은 이전에는 전혀 없었다. 1950년대 발견된 ‘헬라
2026.05.28 21:10
다쳤을 때 핥으면 왜 덜 아플까?…과학적으로 처음 증명됐다[후암동 논문 연구소]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다쳤을 때 본능적으로 상처 부위를 핥는 행동이 실제로 통증을 줄인다는 사실이 뇌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최근 공개된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Cell Reports) 제45권 5호에 따르면, 중국 쓰촨대 화시병원 당하오디(Hao-Di Tang) 교수팀은 발에 통증을 유발한 수컷 생쥐를 대상으로, 핥는 행동이 뇌에서 어떤 경로를 거쳐 통증을 줄이는지를 처음으로 규명했다. 핥는 행동이 통증을 완화한다는 현상은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뇌 속에서 그 일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뇌줄기 하부에 있는 ‘널판핵(Gracile Nucleus)’이라는 구조물이다. 이 부위는 하반신과 몸통에서 올라오는 촉각 정보가 처음으로 도달하는 곳이다. 연구팀은 쥐의 발바닥에 포르말린을 주사해 통증을 유발한 뒤, 한 집단은 목에 넥카라를 씌워 핥지 못하게 하고 다른 집단은 자유롭게 핥도록 했다. 45분간의 관찰 결과, 자유롭게 핥은 쥐는 핥지 못한
2026.05.27 21:10
잠이 보약? 많이 자도 빨리 늙는다…‘8시간 이상’ 사망 위험 40% 높아져[후암동 논문 연구소]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잠을 많이 자면 건강하다는 통념이 흔들리고 있다. 하루 8시간을 넘겨 자는 사람은 6~8시간 자는 사람보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40%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따르면 컬럼비아대·멜버른대·미국 국립노화연구소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영국 성인 약 50만 명의 혈액과 뇌 영상 데이터를 분석해, 수면 시간이 달라질 때 뇌·폐·간·면역계·피부·췌장 등 17개 장기가 얼마나 빨리 늙는지를 추적했다. 수면과 노화의 관계를 이처럼 많은 장기에서 혈액 분자 수준까지 내려가 동시에 검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생물학적 나이는 주민등록상 나이와 다르다. 같은 60세라도 어떤 사람의 간은 50대처럼 젊고, 어떤 사람의 폐는 70대처럼 닳아 있을 수 있다. 연구팀이 쓴 ‘생물학적 노화 시계’는 이 차이를 수치로 잡아내는 도구다. 원리는 이렇다. 수천 명의 혈액에서 단백질 농도를
2026.05.26 21:10
바닷물보다 4배 짜다…중국 물 오염시킨 ‘고염수’, 한국 서해안도 ‘위험’[후암동 논문 연구소]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수십만 년 전 땅속에 갇힌 옛날 바닷물이 지금 중국 해안 지하수 오염의 주범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공개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12권 제21호에 따르면, 중국 해양대학교 정톈위안 교수팀은 2019~2020년 중국 해안 2100여 개 우물에서 채취한 지하수 샘플을 분석한 결과, 해안 지하수 오염 면적의 66%가 수만 년 전 지층에 갇힌 고염수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바다에서 침투하는 염수는 34%에 불과했다. 지구는 수만 년을 주기로 빙하기와 온난기를 반복한다. 빙하기가 끝나고 기온이 오르면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올라간다. 이때 바닷물은 지반이 낮은 해안 퇴적층으로 스며든다. 이후 해수면이 다시 낮아져도 점토층이나 불투수층이 위를 덮어버리면 이미 스며든 바닷물은 수만 년이 지나도 빠져나오지 못한다. 연구팀이 ‘고염수’라고 부르는 매우 높은 염도를 가진 물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고염수의 농도는 현재
2026.05.22 21:10
고지방 ‘키토 식단’, 백혈병 치료 효과 2배 높였다[후암동 논문 연구소]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체중 감량용으로 알려진 고지방·저탄수화물 식단이 혈액암 치료 효과를 두 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공개된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Cell Reports) 45권 117185호에 따르면, 프랑스 툴루즈 암연구센터(CRCT) 장-에마뉘엘 사리 교수팀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에 걸린 동물에게 키토제닉 식단과 표적 항암제를 병용했을 때 종양 부담이 단독 투여 대비 최대 2.1배 감소했다고 밝혔다. 키토제닉 식단은 지방을 전체 열량의 80~90%까지 올리고 탄수화물은 극도로 줄이는 방식이다. 탄수화물이 부족해지면 몸이 지방을 분해해 ‘케톤체’라는 물질을 에너지원으로 쓰게 된다. 아보카도·육류 지방·버터 같은 식품이 주가 되며, 쌀밥이나 빵은 거의 먹지 않는다. 이번 연구를 이해하려면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특성을 먼저 짚어야 한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백혈구를 만드는 골수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혈액암이다. 성인 환자의 약 30
2026.05.21 21:10
알츠하이머 아닌데 알츠하이머처럼 무너진다…희귀 뇌 질환 발병 원인 첫 규명[후암동 논문 연구소]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우리 몸을 지켜야 할 면역체계가 오히려 뇌를 공격해 치매와 비슷한 이상을 만드는 과정이 처음 규명됐다. 희귀 자가면역 질환인 ‘항-IgLON5병’의 발병 원인을 밝힌 연구다. 최근 공개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제12권 제20호에 따르면, 독일 신경퇴행성질환센터(DZNE) 수잔네 베그만 연구팀은 환자 몸속의 자가항체가 신경세포를 과도하게 흥분시키고, 그 결과 알츠하이머병과 비슷한 타우 단백질 이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자가항체는 바이러스나 세균 대신 자기 몸을 공격하는 항체를 말한다. 타우는 신경세포 내부 구조를 지탱하는 단백질이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병 같은 퇴행성 뇌 질환에서는 원래 있어야 할 자리를 벗어나 비정상적으로 쌓이면서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병의 이름은 ‘항-IgLON5병’이다. 환자의 항체가 뇌세포 표면 단백질인 ‘IgLON5’를 적으로 오인해 공격하는 질환이다. 수면 장
2026.05.20 21:10
트럼프가 하루아침에 끊은 원조…아프리카 분쟁 10% 급증, 사망자 9% 늘었다[후암동 논문 연구소]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국 국제개발처(USAID)를 사실상 폐쇄한 후 아프리카에서 분쟁이 급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공개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지(Science) 제392권 제6799호에 따르면, 제네바 대학원 도미니크 로너 교수 등 5개국 연구진은 USAID 철수가 아프리카 분쟁에 미친 영향을 준실험적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아프리카 870개 행정구역을 단위로 21개월치 분쟁 데이터를 분석한 이 연구는, USAID 철수의 분쟁 효과를 지역 단위에서 실증한 첫 연구다. 연구팀은 “USAID 철수로 인한 분쟁 증가는 유의미하고 지속적”이라며 “대규모·급작스러운 원조 삭감이 취약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음을 실증했다”고 밝혔다. 2025년 1월 말,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취임 후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USAID 전 사업에 일괄 업무중지 명령을 내렸다. 60년 넘게 100개국 이상에서 보건, 식량, 교육, 민주주의 지원 사업을 해온
2026.05.18 21:10
항암제도 안 듣는 전립선암, 치매약이 치료제?…“한 달만에 병변 72% 줄어들어”[후암동 논문 연구소]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치매 치료 목적으로 개발된 약물이 전립선암 치료에 유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공개된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Cell Reports) 제45권 제5호에 따르면, 중국 동남대학교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치매 치료제가 전립선암 세포를 억제하는 기전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전립선암은 남성에게 흔한 암이다. 초기엔 호르몬 치료로 어느 정도 잡을 수 있다. 그런데 일부 환자에서 암세포가 변신을 시작한다. 호르몬에 반응하는 일반 전립선암 세포가, 뇌세포처럼 생긴 형태로 바뀐다. 신경내분비 전립선암이라고 부른다. 마치 애벌레가 번데기를 거쳐 나비가 되듯이. 문제는 이 ‘나비’ 상태의 암이 거의 모든 치료를 비웃는다는 것이다. 항암제를 써도, 호르몬 치료를 해도 꿈쩍 않는다. 진단 후 생존 기간은 평균 1년 남짓이다. 이번 연구는 변신을 막는 데 치매약이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초기 근거를 제시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유전자는 HOXD11
2026.05.15 21:10
33만 종 식물 전수 분석했더니…멸종 위기,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후암동 논문 연구소]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지구에 사는 꽃 피는 식물 33만여 종 가운데 5분의 1 이상이 수억 년간 쌓인 설계도째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공개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제392권 제6798호에 따르면 영국 왕립식물원(큐 가든) 연구팀이 꽃 피는 식물 전체를 분석한 결과 식물 설계도의 21.2%가 멸종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가운데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할 9945개 종을 별도로 추려냈다. 단순한 멸종 위기 통계와 다른 이유가 있다. 진화적으로 오래된 식물, 즉 가까운 친척 종이 없는 식물이 사라지면 그 하나의 죽음으로 수억 년 치 설계도가 함께 지워진다. 아직 인류가 쓸모를 발견하지 못한 특성들, 미래의 신약이나 신소재가 될 가능성도 통째로 사라진다. 식물은 왜 그동안 보호받지 못했을까. 꽃 피는 식물 5분의 2 이상이 멸종 위협을 받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위기 목록에 등재된 비율은 약 20%에
2026.05.13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