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햄버거에 감자튀김을 먹고도 다음날 체중계 숫자가 그대로면 별일 없었다고 넘기는 일상적인 모습과 달리 몸무게는 그대로여도 뱃살에서는 변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건강한 성인들에게 6주 동안 이런 서구식 식단을 먹였더니 연구팀이 살이 찌지 않도록 열량을 일일이 맞춰준 상태에서도 뱃살 조직에서 유전자의 활동이 달라졌다.
바뀐 유전자 중에는 코에서 냄새를 맡는 데 쓰이는 유전자가 대거 들어 있었다. 이 유전자가 많이 켜진 사람일수록 간에 지방이 끼고 인슐린이 잘 들지 않았다.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제12권 제34호에 독일 샤리테 의대 안드레아스 파이퍼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체중 변화 거의 없었지만 내부는 달랐다
일반적으로 서구식 식단이 대사질환을 부른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다. 식단 자체 때문에 질환이 생기는지 아니면 살이 쪄서인지는 알아내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쌍둥이 46쌍 총 92명을 모집했다. 평균 나이는 31세로 모두 건강하고 마른 사람들이다.
연구팀은 먼저 6주간 저지방 식단을 급식해 참가자들이 서로 비슷한 조건을 맞추도록 했다. 그다음 6주간 빵과 버터, 감자튀김, 가공육, 햄버거와 소시지, 피자 등 서구식 고지방 식단으로 바꿨다.
연구팀은 두 식단 모두 참가자가 하루에 쓰는 에너지를 미리 측정하고 5일 치 식사 기록과 대조해 필요한 열량을 맞추고, 개인 영양 상담을 붙여 체중이 흔들리지 않게 관리했다.
서구식으로 식단을 바꿨음에도 6주 뒤 체중은 평균 0.25㎏, 0.39% 늘어나는 데 그쳤다.
혈액에서는 총콜레스테롤과 LDL(저밀도 콜레스테롤), HDL(고밀도 콜레스테롤)이 1주 만에 올랐고 6주에는 더 올랐다. 중성지방은 변하지 않았다.
공복 인슐린도 1주 만에 높아졌지만, 공복 혈당은 그대로였다.
몸에 염증이 생기면 늘어나는 IL-6과 IL-18, TNF알파는 1주 만에 올랐다가 6주에는 처음 수준이거나 그보다 낮았다. 전반적인 염증 정도를 보는 CRP만 6주 시점에 조금 올랐다.
반면 뱃살 조직에서는 큰 변화가 관찰됐다. 연구팀이 분석한 유전자 약 2만2000개 중 8771개의 활동이 달라졌다.
뱃살에서 냄새 맡는 유전자가 켜졌다
바뀐 유전자를 기능별로 묶자 냄새 분자를 붙잡아 신호로 바꾸는 단백질인 후각 수용체가 발견됐다. 뱃살 조직에서 후각 수용체가 나타나는 건 이례적인 모습이다.
연구팀이 후각 수용체 유전자 중 변화 폭이 큰 15개를 살펴보자 이 유전자의 변화가 큰 사람일수록 간에 낀 지방과 내장 지방, 인슐린 저항성, 염증 물질 IL-18,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함께 높았다.
참가자 개인의 체중이 얼마나 늘었는지도 후각 수용체의 변화와 같이 움직였다.
15개 가운데 무엇에 반응하는지 알려진 것은 OR7D4인데 돼지고기의 냄새 성분에 반응하는 수용체다. 선행 연구를 살펴보면 OR7D4의 변이가 체질량지수와 체지방률, 허리둘레, 배고픔에 취약한 정도와 연관된다. 나머지 14개는 어떤 냄새나 성분에 반응하는지 아직 모른다.
연구팀은 후각 수용체가 늘어나면 기름지고 열량이 높은 음식이 더 끌리게 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실험으로 확인된 것은 함께 움직였다는 관계이지 후각 수용체가 대사 이상을 일으키거나 질환을 발생시킨다는 증거는 아니라고 밝혔다. 또한 참가자가 서유럽인이고 대부분 마른 사람이라 다른 인종이나 비만인 사람에게 그대로 옮기기 어렵다고 한계를 설명했다.
이번 논문은 새로 모집한 임상시험이 아니라 앞서 진행된 뉴갓(NUGAT) 연구의 자료를 다시 분석한 것이다.
참고논문
DOI : 10.1126/sciadv.aef5698
논문 정보 : Jonathan Bertram et al. ,Isocaloric switch from low-fat to Western high-fat diet triggers transcriptomic reprogramming and ectopic olfactory receptor responses.Sci. Adv.12,eaef5698(2026).
dbsdn1110@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