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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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밤을 새운 다음 날 무언가를 새로 외워야 하는 상황이 있다. 대부분은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려 하는데, 20분 자전거 타기가 90분 낮잠을 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0시간을 깨어 있게 한 뒤 두 방법을 각각 적용했더니 아무것도 하지 않은 쪽보다 기억력이 평균 22% 높았다.

최근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제123권 제32호에 캐나다 맥길대 마두라 로틀리카르 연구원과 마크 로이그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몬트리올 유대인재활병원 연구진이 함께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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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20분 하면 낮잠 90분 잔 것과 비슷한 성적

참가자는 18~35세 건강한 성인 54명으로 교대근무를 하지 않고 수면제를 먹지 않으며 운동을 싫어하지 않는 사람만 골랐다. 참가자들은 저녁 9시에 실험실에 도착해 연구팀이 곁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30시간 동안 잠들지 않았다.

연구팀은 잠을 자지 않은 참가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은 최대 심박수의 80%, 숨이 찰 정도의 강도로 자전거 페달을 20분 밟게 하고 다른 그룹은 90분 동안 잠들게 했다. 나머지 그룹은 자전거에 20분간 앉아만 있게끔 했다.

30분 뒤 세 그룹 모두에게 사진 150장을 보여줬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나중에 기억력 테스트를 본다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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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뒤 참가자들을 다시 불러 며칠 전 보여줬던 사진에 처음 보는 사진 75장을 섞어놓고 본 적이 있는지 묻는 방식으로 기억력 테스트를 진행했다.

실험 결과 아무것도 하지 않은 그룹의 정답률은 46%로 나타났다. 자전거를 20분 동안 탄 그룹은 56%, 낮잠을 잔 그룹은 57%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그룹보다 각각 10%p와 11%p씩 높았다.

운동과 낮잠 모두 기억력 유지에 효과가 있었고 차이는 미미했다. 20분 자전거를 탄 그룹과 90분 낮잠을 잔 그룹의 성적이 사실상 같았다는 뜻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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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한 쪽이 더 지치지도 않았다

연구팀은 밤을 새운 뒤 운동을 하면 더 피곤할 수 있다는 의문점도 해결하기 위해 피로도 측정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실험 내내 두 시간마다 얼마나 피곤한지 표시하도록 했다.

낮잠을 잔 그룹은 예상대로 피로가 뚜렷하게 줄었고, 운동한 그룹과 가만히 앉아 있던 그룹은 차이가 없었다.

운동을 해도 밤을 새운 사람과 피곤한 정도는 같은데 기억력은 운동한 쪽이 더 나았다는 결과가 나타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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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결과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사진을 보는 동안 참가자들 머리에 전극 64개를 붙여 뇌파도 쟀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밤을 새운 그룹의 뇌파가 가장 열심히 움직였다.

사람이 무언가에 주의를 쏟으면 0.3초쯤 뒤 뇌에서 특정 전기 신호가 올라오게 된다. 이 신호가 클수록 나중에 잘 기억한다고 알려져 있다.

해당 신호가 가장 컸던 쪽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그룹이었지만 기억력은 가장 안 좋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지친 뇌가 억지로 힘을 쥐어짠 흔적으로 해석했다.

운동한 그룹은 신호가 작았는데도 기억력이 높게 나와 적은 힘으로 제 몫을 했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다만 연구팀은 운동이 잠의 여러 기능을 대신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라고 결과를 확대하여 해석하지 말라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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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실험실에서 하룻밤 재우지 않은 것이어서 교대근무자가 몇 달씩 겪는 만성 수면 부족과는 다르고, 참가자가 건강한 젊은 성인으로 한정된 점이 연구의 한계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낮잠은 90분이고 운동은 20분밖에 되지 않아 조건이 완전히 같지 않았다며 낮잠을 20분만 재우면 깊은 잠이 들지 못하고 운동을 90분 시키면 지나치게 지치기 때문에 시간을 맞추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계 성인의 20~40%가 잠이 부족한 상태로 지낸다. 수면 부족으로 OECD 회원국 다섯 곳에서만 연간 6800억달러(약 964조원)의 손실이 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참고논문

DOI : 10.1073/pnas.2528246123

논문 정보 : M.S. Lotlikar,B. Ayotte,A. Choi,F. Seo,E.M. Robertson,F.D. Maso, & M. Roig, Protecting episodic memory after sleep loss: Similar benefits of exercise and naps via distinct neural contributions, Proc. Natl. Acad. Sci. U.S.A. 123 (32) e252824612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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