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이 정도면 기다릴 만했다”
6년간 개발 중인 펄어비스의 ‘붉은사막(Crimson Desert)’을 체험한 후 총평이다. 경쾌했다가도 곧 묵직해지는 타격감, 화려한 액션, 실사 같은 배경, 세기도 어려울 만큼 다양한 공격 패턴 등 6년의 기다림이 아깝지 않은 수준 높은 게임으로, 국내 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높은 수준의 난이도와 다소 과할 수 있는 전투 효과 등은 자칫 매니아 게임으로 비칠 아쉬움으로 남았다.
붉은사막은 펄어비스의 차세대 게임 엔진 ‘블랙스페이스 엔진’으로 개발하고 있는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붉은사막은 전쟁에 휩싸인 파이웰 대륙에 닥쳐올 재앙을 막아내는 회색갈기 용병단의 단장 클리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 중인 ‘지스타 2024’의 펄어비스 부스에는 ‘붉은 사막‘ 시연을 위해 수백명의 인파가 길게 줄지어 섰다. 대기 줄은 ’대기 시간 150분‘ 안내 표지 지점까지 이어졌다. 2018년 개발에 착수한 후 6년간 커져 온 게임팬의 기대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번 시연은 2018년 개발 착수 이후 국내에서 진행되는 첫 시연이다.
붉은사막은 이같은 오랜 기다림을 충족하는 게임으로 탄생했다. 먼저, 경쾌하고도 묵직한 타격감이 손을 저릿하게 했다.
특히 붉은사막의 공격 방식은 손에 꼽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점이 타격감의 묘미를 키웠다. 수많은 공격 패턴마다 미묘하게 다른 화면 떨림, 패드 진동 등을 느낄 수 있었다.
도전 욕구 불러일으키는 전투의 재미도 있다. 소울라이크 장르보다는 낮지만 쉽지 않은 난이도 덕분이다. 보스몹과 전투 시 ‘해볼 만하네?’라는 인상을 남겼다. 승리의 문턱에서 패배 후 부활까지 걸리는 시간 동안 다른 방식의 콤보와 전개, 공략 등을 고민했다.
실사와 같은 배경 묘사와 모션은 게임 진행을 잠시 중단하고 화면 가까이 눈을 가져다댈 정도였다. 나뭇가지가 바람에 살랑이는 배경 요소의 움직임이 실제와 같은 수준으로 자연스러웠다.
소울라이크 장르 만큼은 아니지만, 다소 어려운 난이도와 과하게 느껴질 수 있는 전투 효과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먼저 콘솔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에게는 버거울 수 있는 조작 능력이 요구됐다. 한두 개의 공격버튼으로 진행되는 기존 게임 방식보다 훨씬 많은 공격 버튼과 함께 콘솔에서도 엄지가 아닌 검지와 중지를 이용한 공격 방식은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또 전투 시 전투 효과가 지나치게 화려하다는 인상도 받았다. 공격 동작 시 그에 따른 효과가 다소 크게 묘사됐다. 일반적으로 혈흔 묘사를 통해 데미지의 유효를 판단해 온 유저에게는 유효타 판단이 쉽지 않았다.
한편 이번 지스타 시연에서는 보스 총 4종(사슴왕, 리드 데빌, 여왕 돌멘게, 헥세 마리)과 전투를 즐길 수 있다. 각 보스는 고유한 공격 패턴과 공략 방법을 갖고 있어, 공격을 분석해 유저의 전략을 세우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시연에 앞서 참관객은 펄어비스 부스 내 상영관에서 가이드 영상을 본 후 본격적인 시연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