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의 피해자 수험생 당혹·충격 “유출 진앙지 어디냐” 뒷말 무성 압구정 일대 전문학원 곤혹감 일부선 5~6명이 계 만들어 은밀히 브로커와 결탁 소문도

ACT(American College Testing) 시험이 돌연 취소됐다. 시험문제 유출이 의심된다는 것이 이유다. 이에 해외 대학 입학을 염두에 뒀던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충격에 빠졌다. 문제 유출의 진앙지가 어디냐는 등의 뒷말도 봇물 터지듯 뒤따른다. 이를 계기로 유학 시장 등 전체적으로 왜곡된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문제 유출의 근원지로 지목되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유학 전문 학원가에선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주범으로 오해받는게 괴롭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런 가운데 ACT 시장 음지에서 활개치는 브로커의 상술 ‘마케팅’과 학부모의 ‘점수 욕심’이 만든 결과물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ACT 시험 문제 유출의 근원지로 꼽히는 학원 원장들은 관련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압구정동 A학원 부원장 고모(46) 씨는 “브로커들이 문제 들고 학원 올 것 같나. 아니다. 학부모들한테 직접 간다”고 했다.

고 씨는 “상식적으로 생각을 했을 때 간판 내걸고 수업하는 학원 중에서 어떻게 ACT 문제를 빼돌려서 하겠냐. 지난번 SAT 시험문제 유출로 전부 두들겨 맞는 것을 봤는데. 이 동네는 소문이 빠르다”고 했다.

그는 이어 “브로커 입장에서도 힘들게 빼돌린 문제를 학원에서 대량으로 가르치면 오히려 손해 아니겠나. 학원에서 욕심 부려가지고 공개 강의 같은 거라도 해봐라. 그러면 그 시험지는 값어치가 확 떨어지는데 하고 싶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ACT 전문 B학원 관계자는 “들리는 소문으론 브로커들이 국제학교 엄마들 DB(데이터베이스)를 갖고 있다”며 “그러면 엄마들끼리는 계를 만든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40페이지 짜리 ACT 시험지가 3000만~5000만원 시세라고 한다. 혼자선 부담되는 가격이다”며 “엄마들 5~6명이 계를 만들어서 시험지를 사고 자기들끼리 공유한다는 소문이 있다”고 했다.

이에 브로커들의 은밀한 마케팅만큼이나 엄마들의 과도한 욕심도 한몫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C유학원 이모(38) 씨는 “학부모들이 오시면 하는 말씀이 ‘실력은 학교에서 쌓는 것이고, 학원은 점수를 보장해줘야죠’라고 한다. 아예 자기네들이 원하는 점수가 있는데 이 점수 보장해 줄 수 있느냐는 식이다”고 했다. 이어 “이건 미국 대학교 입시를 한국 수능처럼 잘못 이해하는거다”며 “미국 대학교 갈때 필요한 평가 항목이 19개가량 되는데 그중에서 SAT, ACT 시험만 점수가 좋다고 좋은 대학교 갈 순 없다”고 했다.

유학 준비 사교육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로 브로커에 대한 강력한 처벌 만큼이나 학부모들의 인식 역시 전환되길 바란다고 했다. 일부 학부모들의 극성이 다수 선의의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피해로 고스란이 연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고 씨는 “단기적으론 ACT 테스트센터에 대한 보안을 강화하고 사건의 전말이 빨리 밝혀졌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는 것인 만큼 문제를 구입한 학부모들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학부모들의 인식 역시바뀌어야 (문제 유출 등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까 한다”고 했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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