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그동안 윤도현밴드, 성시경씨 등과 콜라보 공연을 하다보니까 재미있더라고요.공동작업을 통해서 혼자 못했을 음악을 만들어보자는 뜻에서 씽크로 퓨전이란 단어를 만들어봤습니다.” ‘요정 디바' 박정현(38)이 당초 18일 새 미니앨범 ‘싱크로퓨전’(SYNCROFUSION) 을 발표하려다 세월호 참사로 미룬 가운데 30일 수록곡 ‘그다음 해’만 싱글로 공개했다.
박정현은 예정됐던 앨범 발표전인 지난 16일 상암동 CJ E&M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새 앨범의 수록곡과 뮤직비디오를 공개됐다. 함께 하고 싶은 음악가들과의 싱크로를 모색한 이번 앨범은 박정현의‘ 새로운 발견’이라 할 만큼 파격적이었다.
진한 감성을 폭발적인 가창력에 담아온 박정현 특유의 발라드 대신 신나고 펑키한 리듬이 자꾸 몸에 감기는게 편하고 클럽곡으로도 어울렸다. ‘탈 박정현’적이라는 점에서 의도했던 박정현의 씽크로 퓨전 시도는 성공한 셈이었다.
그러나 진도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앨범 발매는 무기한 연기돼 박정현의 새로운 모습은 치유의 시간이 흐른 뒤에나야 만날 수 있게 됐다.
윤종신·포스티노의 작곡팀 ‘팀89’와 만든 이번 앨범에서 ‘그다음 해’는 유일하게 느린 템포의 팝 발라드다. 박정현이 작곡하고 윤종신이 가사를 더했다. 오래 만나 온 연인들이 영원한 만남을 약속하는 노랫말과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 사운드가 특징이다.
“듀엣 피처링과 콜라보는 달라요, 듀엣 피처링은 이미 만들어진 노래에 게스트로 참여하는 기분으로 작업하게 되는데 콜라보는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공동으로 작업하는 개념이에요. 요새 뭘 듣니 같은 간단한 대화부터 구체적으로 색깔이 만들어지는 음악작업인 거죠.”
박정현에게 이번 공동작업은 모헙이었다. 평소 친숙하게 지낸 윤종신이 이끄는 프로듀서팀 팀89와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발을 뗐다.
공동작업은 처음에는 어색했다.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이들이라 낯설지 않겠다 싶었는데 정작 음악작업을 하려니까 조심스러웠다. ”음악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사이가 되니까 어색하더라고요. 일과 사적인 걸 섞는다는게 어려운 일이구나 싶더라고요. 처음에는 상대방의 마음을 다칠까봐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괜찮구나 싶으면 한발 더 나가고 하는 식으로 했어요. 나중에는 ’이건 아니지‘라고 편하게 얘기할 수 있게 됐고 재미있게 작업했어요. ”
박정현은 음악적으로 성숙해지고 자신감도 생긴 것 같았다. 그는 “순수함과 젊음의 말씨는 없어졌지만 경험으로 얻은 창법적인 기술이 많이 생겨서 객관적, 기술적으로는 더 잘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올 한해 콜라보 작업은 3차까지 이어진다. 그렇다고 정해진 건 없다. ”원래는 3개의 싱글로 하나에 3곡씩 넣자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음악이 우리에게 얘기해야지, 우리가 어떤 틀에 음악을 집어넣을 건 아니더라고요.“
요즘 관심이 있는 장르는 힙합이다. 박정현은 많은 아티스트 만나보면서 말과 마음이 맞는 이와 공동 작업할 생각이다. 그는 이렇게 올 한해 콜라보 작업으로 바쁠 참이다.
”작업을 마치고 나서 음악인으로서 어떻게 변했을까 저 스스로 기대가 돼요. 작업하는 스타일이 원래 혼자 쓰고 안보여주는 스타일인데 그런 면도 달라지고요. 처음에는개인적인 면을 공개하는 게 쑥쓰러웠어요. 팀 89랑 하길 잘했다 생각하는 게 아는 사람하니까 안정감이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작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작업스타일이 달라지고 훨씬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술적으로도, 듣는 귀도 배울 수 있을 것 같고, 상대방도 저에게서도 가져갈 수 있으면 좋겠네요.“
이윤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