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상시 청문회 개최를 가능하게 한 국회법 개정안이 23일 정부로 송부될 예정이어서 청와대의 반응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청와대는 법정 시한을 최대한 활용해 대응방안을 모색할 방침이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고민이 깊은 모습이다. 섣불리 대응할 경우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만 앞당길 위험이 커서다.

국회가 23일 국회법 개정안을 정부로 송부하더라도 24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반드시 공포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국무회의의 법안 공포는 법률안이 송부된 다음 날을 기준으로 15일 안에 대통령의 거부권을 행사할 지, 그대로 공포할 지를 결정하면 된다. 6월 7일까지 약 보름간의 시간이 있는 셈이다.

더군다나 24일 국무회의는 해외순방을 준비중인 박 대통령과 해외출장 중인 황교안 총리가 모두 불참해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주재할 가능성이 높다. 민감한 현안에 대해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운 구성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22일 “순방 직전이라 이번 국무회의는 대통령이 주재를 못할 것”이라며 “청문회법이 정부로 넘어오더라도 검토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니까 이번 국무회의에 청문회법 공포안을 상정하는 것은 너무 촉박하다”고 말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청문회가 남발로 개별 국정 현안이 쟁점화되면 행정부 기능 마비는 물론 이로 인해 기업 등 민간에도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상시 청문회 개최는 국회 운영사항인 만큼 3권 분립 침해 등 위헌 소지를 고리로 거부권을 행사하기에도 명분이 약하다.

설령 거부권을 행사한다 하더라도 국회에서 재의결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 대통령 거부권은 재적 의원 과반이 출석하고 출석 의원 3분의 2가 찬성하면 무력화시킬 수 있다. 이미 제 1,2 야당과 정의당, 무소속 등이 과반이 훨씬 넘는 데다, 여당 내 비박계 등 이탈표가 합쳐지면 재의결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청문회법 국회 통과 직후 “검토해보겠다”고만 공식 입장을 밝혔던 청와대 측은 “주말 사이에 기류가 바뀐 것은 없다”며 계속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모두 64건이다. 국회가 거부권에 맞서 법안을 재의결을 한 사례가 31건이나 되지만 이중 30건은 1950년대 또는 그 이전의 제헌·2대 국회 때 일이다. 최근의 재의결 가결은 2003년 12월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 특검법안’뿐이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한나라당·민주당의 주도로 통과된 특검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으나 국회는 찬성 209명, 반대 54명(기권 1명, 무효 2명)의 압도적 표차로 법안을 재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