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원격 화상투약기 도입이 불필요하며 결국 기기를 생산하는 재벌기업에 특혜를 주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약사회는 21일 “약화사고 발생, 의약품 변질 등 의약품 안전관리상의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어 화상투약기 도입 절대 반대한다”며 “심야, 공휴일 등 취약시간대에 의약품 구입을 원하는 국민들을 위해 중앙 정부차원에서 공공심야약국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약사회는 “화상투약기는 휴일이나 심야 등 약국 폐문 시간에 주로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나 2만7000여개의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업소(편의점)가 있어 이용률이 높지 않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상투약기를 도입한다면 결국 기기 생산업체 및 이를 지원하는 재벌기업에 특혜를 제공하는 것에 불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스웨덴 같은 일부 국가에서 화상투약기가 운영되고 있으나, 이들 국가는 약국 접근성이 낮고 약국 서비스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방안으로 도입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화상투약기는 기기 외부에 모니터를 설치해 인터넷 통신으로 약사가 구매자와 화상통화를 한 후, 원격지의 약사가 선택한 의약품이 원격제어시스템에 의해 구매자에게 전달되는 장치를 약국과 외부 경계에 설치하고 약국 밖에 있는 약사가 화상을 이용해 수면유도제, 피임약 등 일반의약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하지만 가짜백수오 사태, 가습기살균제 문제 등으로 보건위생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심리가 고조되어 있는 상황에서 원격화상투약기 도입은 안전한 의약품 투여라는 국가의 책무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약사회는 주장한다.
또 의사의 주취 상태는 진료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으나 화상투약기를 통해 의약품을 구입하는 경우 약사의 음주 상태, 약물 복용 등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없어 오투약 및 약화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대한약사회는 “의약품은 주문, 선택, 인도, 복약지도 등 의약품 판매를 구성하는 일련의 행위가 약국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약사법의 기본 취지”라며 “화상투약기가 도입되는 경우 대면투약의 원칙이 무너져 조제약 택배배송, 의약품 인터넷 판매로 이어지며, 결과적으로 대면진료의 원칙마저 무너져 원격의료가 도입되는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게다가 화상투약기는 기계 오작동 및 조작 오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기계 내부의 고열 및 차광 조치가 미흡해 의약품의 변질가능성이 높다. 화상투약기를 비롯한 IT 기계는 내구연한이 짧고 해킹 등 보안에 취약해 화상투약기업체 또는 약국의 의도와 상관없는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약사회는 국민들의 호응과 의료비용 절감 효과에 힘입어 지자체가 심야약국에 대한 재정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시점에서 화상투약기 허용 논의는 공공 심야약국 확대 정책에 역행하는 것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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