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 KBS 주말극 ‘참 좋은 시절’을 보다보면 눈에 들어오는 배우들이 있다. 강동희(옥택연)의 이란성 쌍둥이 자식인 동주(홍화리)-동원(최권수)이다.
홍화리와 최권수가 돋보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감칠맛 나는 경상도 사투리때문만은 아니다. 요즘은 아역들의 연기 수준이 전반적으로 많이 올라간 상태에서 어느 정도 연기해서는 주목받기 힘들다.
그런데도 홍화리와 최권수가 주목받는 것은 캐릭터 효과를 크게 보고 있다. 이들은 우선 대사가 장난이 아니다. 과거 아역들에게 주어지는 관습적인 대사도 아니고, 어른들이 들어올때 놀고 있다가 “너희들, 나가서 놀아라”라고 말하면서 보여주는 아역은 더더욱 아니다.
동주와 동원은 정반대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 동주는 머리가 좋고 동원은 좋은 머리 대신 좋은 비주얼과 주먹을 지녔다. 하지만 둘 다 나이에 비해 웃자라 있다. 이는 아이들의 실제를 반영하고 있어 캐릭터를 리얼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동주와 동원 캐릭터에 있어 가장 큰 특성은 출생의 비밀이다. 어른들 세계의 출생의 비밀이라면 막장 코드다. ‘오빠‘인줄 알고 8년을 살았는데 알고보니 ‘아빠’였다는 것이니까. 하지만 아이들이라서 순수한 동심으로 넘어가는 부분이 있다.
‘참 좋은 시절’은 막장드라마를 대놓고 뒤집는 면이 있다. 반(反)막장, 휴머니즘 코드가 깔려 착한 것, 선한 것의 의미를 전달해준다. 출생의 비밀 코드를 대놓고 풍자한 듯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중 하나는 동주와 동원을 애초에 할머니인 장소심(윤여정)의 자식이라고 설정해놓고 출생의 비밀을 터뜨렸다는 사실때문이다. 이렇게 어설프게 ‘출비‘ 코드를 심어두는 자체가 어른들의 세계를 약간 비꼬는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어른들의 출생의 비밀 카드는 자극적이지만, 아이들의 출생의 비밀 코드는 자극 자체를 뒤집는 듯하다. 출생의 비밀 문제가 아니어도 아이들의 대사가 어른들의 세계를 비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동원이가 배우인 강물(김단율) 어머니가 연기하는 모습을 TV로 보고는 “형님 엄마 자는 데 눈뜨고 자더라. 쌍꺼풀 수술해서~”라고 말하고 아이들의 입에서 “겹사돈이 뭐꼬“ ”발연기“ 등의 대사가 나온다.
동희가 이 아이들을 강릉 경포대로 캠핑 여행을 데리고 가 “I’m Your Father”이라고 고백했을때, 이를 받아들이는 자세는 서로 다르다. 동원은 아빠로 받아들이고, 동주는 아직도 아빠로 인정하지 못한다. 동주는 아빠에게 ”강동희씨”라고 말한다. 이것도 직접 말하지 않고 동생에게 말해 아빠에게 전달하게 한다.
강동희가 사고쳐서 낳은 쌍둥이 아들 딸이지만, 그리고 동주는 아직 동희를 아빠로 인정하지 못하지만 이들 사이에는 무한한 사랑이 흐르고 있음을 알게 된다. 동주는 이제 호칭이 ‘강동희씨‘에서 ‘아저씨’로 발전했다. 아버지라고 부르고 싶지만 아직 마음이 안따라간다. 언제쯤 아빠라고 부를 수 있을까. 도망가버린 애들 엄마에 대해 묻는 동주에게 “죽었다”고 말하는 동희는 알고보면 정 많고 속 깊은 남자다. 그래서 엄마가 보고 싶으면 어디로 가야 하냐며 엄마 무덤 위치를 묻는 동주에게 더욱 관심이 간다. 동주의 마음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동희를 보면 왠지 짠해지는 것도 이때문이다.
홍화리는 야구스타 홍성흔의 딸이다. 롯데 시절 부산에 살때 홍화리도 사투리를 조금 익혔다고 한다. 사투리도 능청맞지만, 연기하는 게 예쁘고 귀엽다.
‘9살 상남자‘, ‘꼬마 나쁜 남자’의 기질을 발산중인 최권수의 능청맞은 표정 연기도 귀염둥이로 톡톡히 한몫한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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