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해양수산부가 연안여객선의 사고 위험 가능성이 크다는 산하 연구기관의 경고를 무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여객선 사고 가능성이 높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도 이에 대한 대책을 전혀 내놓지 않았다. 정부의 안일한 대응는 결국 대참사로 귀결됐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가 ‘인재(人災)’를 넘어 ‘관재(官災)’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24일 해수부 등에 따르면 한국해양수산개발연구원(KMI)은 지난 2012년 7월 국토해양부(현 해양수산부)가 용역의뢰했던 ‘연안여객운송사업 장기 발전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내항 여객선의 노후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이들 노후 선박은 해상에서 각종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열악한 근무여건은 젊은 선원이 승선을 기피하는 중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나아가 해양안전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같은 산하 기관의 경고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국토부는 이 문건에 대한 ‘정책연구 활용결과 보고서’에서 “여객선 기항지 접안시설 개선사업 신규사업 예산 확보 시 사업추진 근거자료로 활용했다”고 명시했다. KMI가 적시한 여객선 사고 위험 요인에 대한 개선 방안을 전혀 내놓지 않은 것이다. 지난 3월 해수부가 발표한 ‘2014년 해사안전시행계획’에도 연안 여객선 안전 제고 방안은 담기지 않았다.
정부가 무시한 이같은 위험 요소들은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의 주 요인이 됐다. 세월호는 지난 1994년에서 건조돼 선령이 20년에 달하는 노후 선박이다. 또 세월호 선장의 나이가 69세에 달하고 선장부터 선박 안전관리의 핵심 보직인 갑판부 선원까지 전체 승무원의 절반 이상이 6개월~1년의 계약직이었다. 노후화된 선박과 고령의 선원, 불안전한 근무 여건이 해양사고의 원인이 될수 있다는 KMI의 지적들은 세월호 침몰 사고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KMI의 경고를 정부가 귀담아 들었다면 사고 위험성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해수부는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해수부 관계자는 “우선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연안 여객선 안전 종합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