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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미세먼지·꽃가루 타고 심해지는 천식 -원인물질 차단 급선무, 증상 따라 치료요법 달라
#출판업에 종사하는 서모(35)씨는 평소 특별한 호흡곤란 증상 없이 반복적으로 기침을 하거나 가끔 가슴이 답답하고 목에 가래가 걸려 있는 듯한 증상을 보여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기관지 보호 약을 먹거나 안정을 취하면 곧 정상으로 돌아와 주위로부터 꾀병이라는 소리도 종종 들었다.
그러나 기침이 심해 병원을 찾자 천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제대로 치료 받지 않으면 발작으로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에 간담이 서늘했다.
매년 봄철이 되면 계절 질환으로 가장 흔한 것이 꽃가루병(화분증), 즉 알레르기비염이다. 그러나 알레르기비염보다 환자는 적지만 증상이 훨씬 심해 주의가 더 필요한 질환이 기관지천식이다.
▶봄철에 더 악화되는 이유=기관지천식 역시 알레르기 질환이다. 한 개인이 지니고 있는 소인, 즉 체질에 의해 일단 한번 발병하면 잘 치료되지 않고 재발한다. 부모가 모두 천식이나 비염이 있으면 자식에게 천식이 생길 확률은 70%, 한쪽 부모만 있을 때는 30%다. 부모가 모두 건강하면 3% 미만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유전적 요인 외에도 환경적인 요인이 더 중요하다.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애완동물의 털, 감기, 담배연기, 찬바람 등이 천식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이들 원인물질을 흡입하게 되면 기도에서 면역반응을 일으켜 기도 과민성과 기관지의 염증을 초래해 증상을 일으킨다.
특히 봄철에는 좋은 날씨에 문을 여는 횟수도 늘게 되고, 야외로 자주 외출하면서 꽃가루 등 원인물질이 날리는 환경에 노출된다. 이에 따라 기관지천식, 알레르기비염, 알레르기결막염 등 그 동안 잠재하고 있던 호흡기알레르기 질환이 발병하게 된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알레르기는 일단 발현하면 원인물질뿐 아니라, 담배연기, 자동차 배기가스, 찬 공기 같은 요인으로도 증상이 유발되는 과민성 질환”이라며 “최근에는 국내 미세먼지와 황사가 심해지면서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어 일반적인 환경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식은 특별히 분류하지는 않지만 특정 상황에서 증상을 보이는 몇 가지 종류가 있다. 운동에 의해 증상이 나타나는 운동유발성 천식, 아스피린에 의한 아스피린 유발성 천식, 직업과 관련된 특별한 물질에 의한 직업성 천식이 있다. 호흡곤란 없이 기침만 유발하는 기침변이형 천식도 있다. 운동유발성 천식은 주로 운동이 끝난 후 10~20분 후에 증상이 나타나며 운동전 예방약을 사용하면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
▶증상에 따라 치료 요법 달리해야=기관지천식은 숨을 쉬면 반복적으로 기도가 좁아지면서 발생한다. 그러므로 천식의 증상은 반복적인 호흡곤란과 천명, 흉부 압박감과 같은 증상 등으로 임상적 진단이 가능하다. 또 알레르기 노출 후 일시적 증상, 계절적 증상의 변화, 아토피 질환의 가족력 등이 있으면 천식진단에 도움이 된다.
천식진단을 강력히 시사하는 증상들은 다양하다. 담배연기, 가스, 강한 냄새 운동과 같은 비특이적 자극에 의해 증상이 유발되고 밤에 악화되며, 적절한 약물치료로 잘 반응한다. 일부 환자들에서 천식은 알테나리아, 자작나무, 풀, 두드러기쑥과 같은 흡입성 원인물질이 증가하는 계절에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많은 천식환자들이 천식 발작이 있을 때만 일시적으로 치료하는데, 이는 올바른 치료방법이 아니다. 장기적으로는 기도의 염증이 계속 돼 폐기능이 영구히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 천식의 치료에는 원인물질을 제거하거나 피하는 회피요법, 증상을 조절해주는 적절한 약제를 사용하는 약물요법, 원인물질을 회피할 수 없는 경우에 시행하는 면역요법 등이 있다.
▶천식 예방하려면 주변 청결에서 시작=천식 환자들이 일반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예방법은 천식이 발병된 후 원인물질이나 기타 비특이적인 유발인자들에 의한 천식의 악화를 미리 막는 방법이다.
천식의 증상이 처음 보일 때부터 시행돼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특히 실내환경 관리가 중요하다. 천식을 일으키고 증상을 악화시키는 실내 원인물질로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 바퀴벌레, 곰팡이 등이 꼽히고 있어 주기적인 집안 청소와 적절한 환기가 필수적이다.
최천웅 교수는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은데 찬 공기를 흡입하는 조깅이나 축구, 자전거 타기 등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천식환자는 따뜻한 물에서 수영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추천했다.
또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따뜻한 물을 자주 마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 주는 것이 좋다. 찬바람 불 때는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해 찬공기를 직접 흡입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한편 신종욱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천식을 악화시키는 3가지 질환으로 축농증(부비동염), 알레르기성 비염, 위식도 역류를 꼽으면서 “이들 질환은 천식 증상을 악화시키는 만큼 천식 치료와 병행해야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