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는 28일 북한 핵도발 등을 강도높게 규탄하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CICA는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제5차 CICA외교장관회의 선언문을 채택했다. 총 47개항 가운데 31항은 북한의 지난 1월 4차 핵실험 및 이후 강행한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나 노골적으로 무시한 행위”로 규정하며 “가장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선언문은 지난달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안 2270호를 환영하며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철저하고 충실하게 이행하고 국제 공조를 더욱 강화함으로써 관련된 유엔 안보리 결의 및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에 따라 북한이 완전하며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CVI)으로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해 나갈 것임을 재확인한다”고 명시했다.

이와 함께 선언문은 “2005년 9.19 공동성명 및 의미있는 대화를 통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여건과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CICA에서 북한 핵과 관련한 선언문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ICA는 1992년 카자흐스탄 주도로 출범한 지역안보협의체로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고 있다. 또 북한과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동남아, 중동 국가도 다수 참여하고 있다. 이들 나라가 한 목소리로 북한에 경고장을 보내면서 북한의 고립은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만큼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도발에 대해 국제사회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북한과 오랫동안 군사적 교류를 이어온 이란이 CICA 회원국이란 점에서 북한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날 기조연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은 한반도의 이웃으로 반도에 전쟁과 혼란이 일어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안보리의 관련 결의를 전면적으로, 완전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대북제재 이행 의지를 재확인한 점은 도발 위협을 높이는 북한에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도 한반도 상황을 상당히 심각하게 보는 것 같다”면서 “북한이 중국의 관리선을 완전히 벗어났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첫 CICA 참석에서 북핵 관련 공동선언을 이끌어낸 윤병세 외교장관은 핵심 당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공조를 다지기 위한 양자 차원의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윤 장관은 전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북핵문제 해결을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강조했다. 윤 장관은 이날 왕이 부장에게 “양국이 당면한 가장 중대하고 시급한 문제는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의 가속화”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핵실험 등 추가도발을 감행하는 경우 안보리 결의 2270호에 따라 추가적인 중대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왕이 부장은 한반도 정세가 여전히 고위험기에 처해 있다면서 “전면적이고 완전하게 안보리 관련 결의를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날 오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만나 북핵 대응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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