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일제 패망 직전인 1944년 말~1945년 초에 희생 25∼29일 현지 추도순례…안핑ㆍ가오슝 등 방문 ‘헌화’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태평양전쟁 시기 일제는 조선인 노동자들을 일본은 물론 중국, 동남아, 사할린 등 영향력이 미치는 영역 방방곡곡에 보냈다. 이들 중 일부는 역시 1985년부터 일제 식민지였던 대만으로 끌려가 노역에 시달리다 현지에서 숨졌다. 이들의 유족이 70여 년 만인 올해 대만 현지에서 추도 순례에 나선다.

25일 행정자치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재단(이하 재단)에 따르면 일제 강제 동원 대만 지역 피해자 유족 17명은 재단과 함께 이날 대만으로 떠나 오는 29일까지 안핑(安平)ㆍ가오슝(高雄) 지역을 돌며 희생자의 넋을 기린다.

이들은 먼저 26일 대만 남부 안핑을 찾아 안핑항 국가역사풍경구에서 추도제를 올린다. 이어 군사 요새인 안핑구빠오(安平古堡) 등 희생자의 발길이 머무른 장소를 순례한다. 오는 27일에는 가오슝으로 옮겨 치진(旗津)해안공원을 찾아 헌화한다.

대만 지역 강제 동원 희생자들은 무덥고 습한 아열대 기후 속에서 힘든 노동에 시달리다 목숨을 잃거나, 대만 인근 해역의 일본 군함에 배치됐다 어뢰 등에 배가 침몰하며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 중 상당수는 일제 패망과 광복을 몇 개월 앞둔 1944년 말부터 1945년 초 사이에 희생된 것으로 조사됐다.

일제 국가총동원법에 의해 국외로 끌려간 이는 100만여 명, 그중 희생자는 약 2만명으로 재단은 추산했다. 이 중 대만 지역 강제 동원 희생자는 현재까지 458명으로 집계됐다. 이번에 대만 추도 순례에 나서는 유족들은 70∼80대로 고령이다. 부친이나 형, 오빠를 기리고자 사진 등 추억이 담긴 물건을 품에 안고 현지를 찾는다.

부친인 고(故) 김정환 씨에게 절을 올리려고 대만을 찾는다는 김의남(73) 씨는 “‘아버지’라고 백번, 천번 불러도 대답이 없으신 지 71년이다”며 “드디어 관계당국의 배려로 대만을 찾아 추도제를 올리게 됐다”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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