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대학, 수요 조사 거쳐 귀향 버스 운행
명절 고향 이동 줄어도 저렴한 비용에 수요 꾸준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추석 연휴를 앞두고 대학가에 ‘귀향 버스’가 등장했다. 기차와 고속버스표를 구하기 어려운 학생들은 대학이 절반 가격에 마련한 버스에 만족을 표하는 모습이지만, 과거와 달리 귀향 수요가 적어져 사전에 수요조사를 하는 등의 달라진 분위기도 감지된다.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권 주요 대학은 추석을 맞아 학부생과 대학원생,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귀향 버스를 운행한다. 대표적으로 서울대의 경우 이번 추석 3개 노선(구미-대구·창원-부산·대전-광주)을 운영한다.
서강대와 홍익대가 연합해 운영하는 귀향 버스는 서울에서 출발해 경유 지역을 거쳐 대전·여수·목포 ·부산·진주 등을 최종 목적지로 하는 5개 노선을 운영한다. 중앙대도 경상권·전라권 ·강원권·충청권 등 권역을 나눠 귀향 버스 신청을 받았다.
학생 복지 차원에서 이뤄지는 귀향 버스는 일반 고속버스 정가 대비 저렴하다. 서울대에서 대구까지 향하는 우등버스 요금은 9800원, 부산행 일반버스는 1만200원 수준 등으로 책정됐다. 서울 경부 고속버스터미널 출발 기준 이용 가격보다 최대 절반가량 싸다. 연휴마다 반복되는 KTX ‘귀성 표 구하기 전쟁’을 피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대구에서 상경한 대학생 김모(22) 씨는 “명절에 기차표를 예매할 때 한 번에 성공한 적이 없다. 매번 취소 표를 잡아서 가는 것도 스트레스가 크다”며 “KTX보다는 느리지만 가격이 훨씬 싸고 학교에서 출발할 수 있는 추가 선택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부산이 고향인 대학생 이정연(21) 씨도 “명절이라고 해도 멀리 있는 집에 내려가는 게 생각보다 부담스러운데 버스비가 저렴하면 한 번쯤 이용해 볼 만하다”며 “친구 중에서도 학교 귀향 버스를 알아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학가에서 귀향 버스가 갖는 의미는 과거와 조금 달라졌다. 명절마다 고향을 찾는 학생이 많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취업 준비나 아르바이트 등을 이유로 귀향을 미루거나 연휴를 짧게 보내는 학생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본가가 부산에 있다는 휴학생 이규진(25) 씨는 “올해 추석은 주말을 포함해도 4일밖에 되지 않아 기숙사에서 지낼 예정”이라며 “취업 준비도 병행하고 있어서 ‘직장은 구했냐’, ‘어떻게 되고 있냐’는 친척들의 질문도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명절에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문화가 예전만큼 강하지 않은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대학생 최경원(23) 씨는 “평소에는 서로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 명절에 해외여행을 가곤 했는데 오히려 부모님이 더 좋아하신다”며 “지금은 부모님도 서울에 살고 계시고 친척들과도 교류가 많은 편은 아니라 고향에 잘 내려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학들도 과거처럼 정해진 노선을 일괄적으로 운영하기보다는 학생들의 사전 수요조사를 거쳐 실제 이용자가 많은 지역에 버스를 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예전에는 명절이면 학생들이 고향에 당연히 내려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학생들의 일정이나 상황이 다양해졌다”며 “실제 수요를 확인해 노선을 정하는 방식으로 귀향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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