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기지 상상도. [게티이미지뱅크]
달 기지 상상도.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달에 사람이 사는 도시를 짓자는 이야기가 더는 공상과학이 아니다. 달은 면적이 약 3793만㎢로 북아메리카 대륙보다 1.5배 넓어 ‘여덟 번째 대륙’으로 불린다.

블루오리진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는 환경을 오염시키는 중공업 공장을 지구가 아닌 우주에 세워야 하며 그 출발점은 달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도 10년 안에 달에 스스로 커나가는 도시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달에 있을 것으로 보이는 물을 넉넉하게 잡고 국제우주정거장 수준으로 재활용해도 인구 100만 명이 사는 도시는 100년이면 물이 바닥난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스페이스 테크놀로지스에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 마틴 엘비스와 조너선 맥다월 연구팀은 달 도시에 필요한 전기와 물을 추산한 결과를 발표했다. 새로 관측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 발표된 수치를 모아 계산한 연구 보고다.

달 착륙을 시각화한 3D 모델링.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달 착륙을 시각화한 3D 모델링.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전기는 모자라지 않는다

연구팀이 계산한 인구 100만 명 도시의 전력 수요는 약 2.1GW다. 미국인 한 명이 집에서 쓰는 전력을 기준으로 달 환경을 감안해 냉난방에 필요한 전력도 추가하고 농사와 산업에 드는 전력을 더한 값이다.

달에서 도시가 생존하기 위한 전력은 달 남극에서 얻을 수 있다.

지구는 자전축이 23.5도 기울어 있어 계절마다 해의 높이가 달라지지만, 달은 자전축이 1.5도밖에 기울지 않아 항상 햇빛을 받는 지점이 있다.

햇빛을 늘 받을 수 있고 빛이 낮게 깔려오기 때문에 태양광 패널도 바닥에 눕히지 않고 벽처럼 세워 높이 쌓을 수 있다. 중력이 지구의 6분의 1인 달에서는 높이 1㎞짜리 태양광 탑도 세울 수 있는데 이런 탑으로 평균 3GW를 얻을 수 있다는 앞선 연구도 있다.

달 표면 이미지 [123RF]
달 표면 이미지 [123RF]

달의 물은 많아야 10억 톤

연구팀이 달 도시의 한계로 지목한 물은 대부분 달 극지방 분화구 바닥에 얼음 형태로 묻혀 있다.

얼마나 있는지는 연구마다 추정치가 크게 다르다. 물이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화구 8곳을 합친 추정치는 3400만 톤이다. 연구팀은 이보다 30배가량 많은 10억 톤을 넉넉한 기준으로 잡았다.

연구팀은 달에 사는 한 사람이 1년에 쓰는 물을 500톤으로 계산했다. 마시고 씻는 데 125톤, 숨 쉴 산소를 만드는 데 2톤, 나머지는 식량을 기르는 데 드는 양이다.

또한 공기가 없는 달에서는 산소도 물을 분해해 만들어야 한다. 물을 재활용하지 않으면 100만 명 도시는 10억 톤을 2년 만에 다 사용할 것으로 추정됐다.

현재 물 재활용 효율이 가장 높은 시설로 꼽히는 국제우주정거장은 소변과 땀까지 걸러 다시 쓰는데, 2023년 재활용률을 98%로 끌어올렸다.

우주정거장 수준을 적용해도 100만 명 도시는 100년이면 물이 바닥났고 인구가 10만 명이면 1000년을 버틸 수 있었다.

달 이미지 [123RF]
달 이미지 [123RF]

연구팀은 물 때문에 달에 오래 살 수 있는 인구가 수십만 명 수준에 그친다고 봤다. 우주정거장에는 없는 샤워와 세탁 시설이 들어서면 재활용률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재활용률을 더 끌어올리면 한정된 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은 늘어나지만 100만 명이 1000년을 버티려면 우주정거장보다 물 손실을 10분의 1로 줄여야 한다.

연구팀은 그런 수준까지 도달하는 것도 어렵고 유지하는 것은 더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다른 천체에서 물을 가져올 경우 100만 명 도시 기준으로 해마다 1000만 톤이 필요한데 대형 착륙선이 하루 27대씩 달에 옮겨야 하는 양이다.

다만 지금까지의 관측은 대부분 땅속 몇 m까지만 들여다본 만큼 더 깊은 곳에서 물을 추가로 찾아낼 가능성은 남아 있다.

연구팀은 달 인구가 남극 월동 인원 수준인 1000명 정도라면 물 걱정 없이 지낼 수 있지만, 10만 명을 넘어서면 관리가 까다로워진다고 밝혔다.

참고논문

DOI : 10.3389/frspt.2026.1894104

논문 정보 : M. Elvis, & J.C. McDowell, No cities on the Moon: a billion tons of water is not enough for sustainability, Front. Space Technol. 7 (2026) 1894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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