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절제술 이후에도 흡연 지속하면 재발률 2배 이상 높아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흡연이 염증성장질환의 일종인 크론병을 악화시킨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흡연 환자의 재발률이 비흡연 크론병 환자에 비해 50%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흡연과 크론병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타바크론(Tabacrohn) 스터디 그룹이 최근 미국 위장학 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Gatroenterology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흡연중인 크론병 환자가 비흡연 환자에 비해 50% 이상 재발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하는 크론병 환자, 재발률 50% 이상 높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타바크론 스터디 그룹이 4년 동안 크론병 환자를 관찰한 결과 크로병 진단을 받은 환자들이 계속 흡연을 했을 때 비흡연 환자에 비해 급성 재발률이 56%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흡연 환자 중에서 장 절제술이 필요한 이들이 비흡연자에 비해 54% 이상 높았다. 특히 1차 장 절제 수술 이후에도 흡연을 계속한 환자들은 재발을 경험하는 비율이 비흡연자에 비해 2배 이상 높았으며, 2차 수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크론병 진단을 받고 금연을 한 환자들은 4년 경과 후 비흡연 환자들과 유사한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금연이 크론병 예후(치료 후 경과)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논문은 제시했다.

이와 함께 논문은 금연이 크론병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입증이 됐음에도 많은 환자들이 크론병 진단을 받은 후에도 담배를 끊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차재명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대한장연구학회 홍보위원장)는 “흡연이 크론병 발병의 원인이라는 점은 아직 규명된 바가 없지만, 크론병 악화인자로 작용한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재발률이 50% 이상 높게 나타났다는 것은 크로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반드시 금연이 병행돼야 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크론병은 아직까지 명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다. 유전적, 면역학적 이상이나 스트레스, 약물 등과 같은 환경적 요인이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다른 염증성장질환인 궤양성 대장염이 주로 직장과 대장에 증상이 발현되는데 반해, 크론병은 구강에서 항문까지 위장관 전체에서 발생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복통, 설사, 전신 무력감을 호소하고 체중 감소나 항문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심하면 장관 협착, 천공, 농양, 누공 등으로 수술이 필요하다. 20~30대 젊은 연령에서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