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환율효과’로 쾌속 질주했던 자동차주(株)에 급제동이 걸렸다.
최근 원달러환율이 급락한 데다가 1분기 실적마저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가 약세로 돌아선 것이다.
▶‘환율’에 웃었던 자동차주=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 초 12만원대까지 주저앉았던 현대차 주가는 원달러환율 상승에 힘입어 3월말 16만원 턱밑까지 치고 올라갔다.
하지만 전날까지 3거래일연속 하락하며 14만4000원까지 밀렸다. 3거래일만에 7% 이상 빠졌다.
기아차도 이달에만 주가가 5%대 하락하는 등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지난 2월부터 자동차주가 상승세를 탄 데는 ‘환율효과’의 덕이 컸다.
1월 말 종가기준 1199.10원을 기록했던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2월 말 1240원선에 육박했다. 반면, 엔화가치는 급등해 124엔대를 호가하던 엔달러환율은 111엔대까지 떨어졌다.
해외시장에서 일본 자동차 업체와 경쟁하는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이 달러 및 엔화 강세, 원화 약세로 가격 경쟁력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늘어나면서 주가도 급반등세를 탔다.
▶1분기 실적 부진 전망의 ‘덫’= 하지만 최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비둘기적 통화정책 발언으로 달러가 약세로 돌면서 자동차주에 대한 우호적인 시각도 급속 냉각되기 시작했다.
2월 29일 장중 1245.30원까지 급등했던 원달러환율은 전날 1146.10원으로 마감돼 한달새 8% 가까이 급락했다. 5일 장초반 1155원까지 반등했지만, 추세 반전으로 보기엔 역부족이다.
업친데 덮친겪으로 1분기 어닝시즌에 접어들면서 실적 부진의 ‘덫’에 걸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각각 1조3920억원, 4750억원으로 예측됐다. 전년 동기(1조5880억원, 5120억원)에 비해 줄어든 수치다.
전체 실적에서의 비중이 큰 신흥국 판매 부진은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중국공장을 기준으로 한 판매량은 5만3000대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1% 감소했다. 브라질공장 판매량도 21.8% 줄었다.
기아차 역시 재고량 증가에 따른 가동률 하락,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신흥국에서의 판매가 전년대비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의 신흥국 판매가 단 시간내 늘어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유가 반등으로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유가 상승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에서다.
▶2분기 실적회복 기대감…저점매수 유효할까?= 금융투자업계는 자동차 업계가 재고부담이 완화되는 2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수요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2분기부터 재고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며 “본격적으로 신차효과도 빛을 발하며 자동차 업종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자동차 산업이 이미 저성장기에 돌입한 만큼 과거와 같은 큰 폭의 주가 반등을 섣불리 기대해선 안 된다는 조언도 내놓고 있다.
양해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대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의 입장에선 자동차의 트레이딩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자동차가 성장구간이라면 보유가치로 접근해도 되지만, 새로운 성장이 만들어지기 까진 트레이딩 가치로 접근할 수 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이정훈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산업이 물량 성장에 따른 이익 증가를 맛보기 어려운 시기가 온 만큼 성장에 대한 과도한 프리미엄보다는 상대적인 안정성에 집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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