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안산)=이원율 기자]27일 오전 10시 30분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이곳에서는 한 무리의 새내기 대학생들이 버스에서 내렸다. 노란색 추모 티셔츠를 입은 ‘4ㆍ16 대학생 새로배움터’ 참자자들은 침울한 분위기를 감추려는 듯 밝고 활기차게 단원고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번 행사는 4ㆍ16 세월호 2주기 대학생 준비위원회와 가족대책위원회, 4ㆍ16연대가 기획해 전국 26개의 대학생 110여명과 유가족 15여명이 참가했다.

단원고 본관 2층과 3층엔 2학년 1반부터 10반까지 교실 열개와 교무실이 사고 당시의 모습 그대로 ‘기억교실’이란 이름으로 남아있다. 학생들은 나뉜 조에 따라 교실에 들어갔다. 이들은 국화꽃을 어루만지거나,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책상 위에 노란 리본을 내려놓기도 했다. 몇몇 여학생들은 숨죽여 울었다. 교무실 앞에선 일부 학생들이 30분가량 앉아서 기도를 했다.

명예 3학년 9반 교실에선 학생들이 자리에 앉은 채 “끝까지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하다”는 유가족의 말을 조용히 듣고 있었다. 대학생 석중완(20)씨는 “참사 당시 수능 준비로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며 “유가족을 만나 직접 이야기하고 싶어 참가했다”고 말했다. 올해 입학해 희생된 학생들과 같은 나이인 대학생 정지원(19)씨는 “1박 2일간 함께하며 내가 동갑인 이 친구들에 너무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말하곤 울며 말을 잇지 못했다.

1시간쯤 지난 오전 11시 35분께 이들은 본관 오른편 운동장으로 향했다. 학생들은 진행요원과 유가족들이 나눠준 노란 편지지에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을 향한 편지를 썼다. 부산에서 온 대학생 배종욱(22)씨는 “포은 정몽주의 ‘단심가’를 썼다”며 “계속 잊지 않고, 죽어서도 잊지 않겠다는 뜻을 담았다”며 쓴 이유를 밝혔다.

4·16 대학생 새로배움터 학생들이 기억교실을 둘러보고 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4·16 대학생 새로배움터 학생들이 기억교실을 둘러보고 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4·16 대학생 새로배움터 학생들이 기억교실을 둘러보고 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4·16 대학생 새로배움터 학생들이 기억교실을 둘러보고 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4·16 대학생 새로배움터 학생들이 희생자들을 기리는 편지를 종이비행기로 접어 날리고 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4·16 대학생 새로배움터 학생들이 희생자들을 기리는 편지를 종이비행기로 접어 날리고 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4·16 대학생 새로배움터 학생들이 희생자들을 기리는 편지를 종이비행기로 접어 날리고 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4·16 대학생 새로배움터 학생들이 희생자들을 기리는 편지를 종이비행기로 접어 날리고 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세월호 참사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이성민(19)씨는 편지에 “함께 끝까지 가겠다”고 썼다고 말한 후 “기억교실을 갔다 오니 정말 존치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며 덧붙였다. 이들은 편지를 종이비행기로 접어 날리는 시간을 가지며 1박 2일 행사 졸업식을 마무리했다.

이번 행사는 특히 신입생을 위주로 진행됐다. 장은하 준비단장은 “새내기들이 세월호 참사만 없었다면 희생된 학생들도 새내기였음을 알기에 더 큰 공감대를 느낄 거라 생각했다”며 행사 기획의도를 밝혔다. 세월호 침몰사고로 숨진 2학년 4반 정차웅군의 어머니 김연실(48)씨는 “젊은 또래 친구들이 관심을 두니 그래도 희망이 있구나”라 생각한다며 “이런 행사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며 뜻을 이야기했다.

한편 이들은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주최해 28일부터 이틀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릴 2차 청문회에 관해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416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 인양분과장 정성욱(46)씨는 “1차 때처럼 ‘애들이 어려서 철이 없었는지 위험을 감지하지 못했다’란 말이 나오는 청문회가 되선 절대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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