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극렬하게 반발하던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독수리연습이 18일 종료되면서 북한의 태도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북한은 유사시 한반도 방어를 위한 지휘소훈련(CPX)인 키리졸브와 실기동훈련(FTX)인 독수리연습에 대해 ‘침략전쟁연습’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난해왔다. 북한은 키리졸브와 독수리연습 시작과 함께 방사포, 로켓,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하면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응해 무력시위를 펼쳤다.
북한이 지난달 26일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리던 날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노동미사일을 쏘아 올린 것과 같은 달 31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포탄 500여발을 쏟아 부은 것 역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겨냥한 것이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1일 양강도 삼지연 대기념비에서 열린 인민군 연합부대 지휘관 결의대회에서 “미국과 적대세력들은 우리의 아량과 선의를 무시하고 우리 공화국을 군사적으로 압살하기 위한 책동을 더욱 악랄하게 감행하고 있다”며 “우리 군대와 인민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철저히 짓부셔버릴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북한이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대해 이처럼 신경질적 반응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독수리연습 종료 이후 올해 신년사와 국방위 ‘중대제안’에서 밝힌 것처럼 남북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한 대북전문가는 “김정은은 김정일 때와 달리 남북관계에서 정책변화가 매우 빠르다”며 “대미, 대남 비난의 표면적 이유로 내세웠던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종료됨에 따라 5월 이후 대화모드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드레스덴 구상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관계 경색국면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은 독수리연습 종료 전날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보도를 통해 박 대통령이 국가정보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에도 불구하고 남재준 국정원장을 경질하지 않았다며 “북남관계가 보다 엄중한 파국에 처하게 될 것은 불 보듯 명백하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북한이 오는 25~26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방한 때 나올 한미 정상의 대북메시지를 지켜 본 뒤 태도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편 지난 2월24일 시작된 독수리연습에는 군단급, 함대사령부급, 비행단급 부대의 한국군 20여만명과 해외에서 증원된 미군 7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