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별 양극화 심화로 신음 취약업종 만기 몰린 4~5월 고비 대부분 건설사 상환여력 태부족

회사채 시장이 신용등급별 양극화로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4, 5월에 건설ㆍ해운ㆍ항공 등 취약업종의 만기가 집중적으로 몰려 있어 다시 한번 큰 고비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돈줄이 말라가는 한계기업들의 경우 상환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 ‘시한폭탄’ 안은 회사채 시장…4ㆍ5월이 고비=당초 회사채 시장에서는 ‘2월 위기설’에 대한 우려가 컸다.

14일 금융투자업계와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2014년 만기가 돌아오는 전체 41조8500억원의 회사채 중 2월에만 5조5650억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이 집중돼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현대중공업이 발행한 5000억원의 회사채에 1조2600억원의 기관투자자가 모이는 등 우량채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살아나며 위기를 넘겼다.

문제는 2월 다음으로 많은 만기가 몰려 있는 4월(4조6530억원)과 5월(4조6080억원)이다. 특히 이 기간에 건설ㆍ해운ㆍ항공 등 취약업종의 만기가 집중돼 있어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달 국내 주요 건설사 24곳의 회사채 만기 규모는 1조2600억원에 달한다. 월별 만기 도래가 두번째로 많은 3월(7827억원)보다 4773억원이나 많다.

한계기업이 몰려 있는 해운업종은 5월 2700억원의 회사채 만기 도래가 예정돼 있다. 현대상선과 SK해운의 회사채가 각각 2000억원과 700억원의 만기를 맞는다.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와 맞물려 있는 대한항공도 내달 회사채 30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일부 건설사들 사실상 한계 …신평사 움직임 주목=일단 건설사들은 차환 발행(회사채를 새로 발행해 만기가 도래한 채권의 원금을 갚는 것) 대신 내부 자금을 최대한 끌어모아 위기를 타개해 나가는 상황이다.

지난 4일 GS건설은 만기분 2000억원을 현금 상환했고 롯데건설도 3500억원의 회사채를 내부자금으로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공모채 시장을 두드린 한화건설은 210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에서 300억원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실패했다. 남은 1800억원은 산업은행과 대표 주관 증권사들이 인수하게 됐다.

기업들의 회사채 순상환 노력도 사실상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한계 기업들이 회사채 상환용 자금을 마련하느라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종원 삼성증권 연구원은 “비우량 발행사의 만기채권은 내부 자금으로 대부분 상환되고 있지만 조만간 보유현금으로 버틸 수 있는 한계에 도달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림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상환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유상증자를 포함한 적극적인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도에 대한 기업들의 외면도 지속되고 있다. ‘낙인효과’가 퍼질 수 있고 자구이행에 대해 당국의 지속적인 점검을 받아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한편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하향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김은기 NH농협증권 연구원은 “건설업종은 조만간 추가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이고 해운업종도 7월 중 등급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양대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