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2일(현지시간)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에 따라 비군사 조치로는 ‘역대 최강’으로 평가되는 대북 제재 결의안 2270호를 채택했다.

이번 결의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안보리의 기본 인식이 담긴 전문 12개 항, 대북 제재 내용 및 이행계획을 기술한 본문 52개 항, 그리고 5개 부속서로 구성됐다.

외교가에서는 유엔 70년 역사상 비(非)군사적 조치로는 가장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 결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대(對) 이란 제재의 수위를 뛰어넘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거의 모든 조항에서 ‘결정한다(decide)’라는 표현으로 회원국들의 이행을 의무화 했으며,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직접 연관되는 분야만 제재했던 과거와 달리, 간접적으로 WMD 개발에 영향을 미치는 분야까지로 제재의 범위를 확장했다.

또한, 북한이 WMD 자금을 조달하는 통로와 자금원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기존 제재망의 ‘사각지대’를 없애는데 주력했다.

외교부는 ”WMD 차원을 넘어 북한과 관련된 제반 측면에 심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제재가 포괄적으로 망라됐다“며 ”북한의 잘못된 행동을 엄벌하고 셈법을 완전히 바꿔놓겠다는 국제사회의 단호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북 결의는 북한의 ▷무기거래 ▷제재 대상 개인ㆍ기관 ▷확산 네트워크 ▷해운ㆍ항공운송 ▷대량살상무기(WMD) 수출통제 ▷대외교역 ▷금융거래를 정조준하고 있다.

분야별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무기거래=북한의 소형무기 수입을 금지했다. 지금까지도 북한은 재래 무기를 수입할 수 없었지만, 주권국의 자위권 유지 차원에서 소형무기는 허용됐다.

이로써 북한은 재래 무기의 수출입· 판매·이전이 금지당하는 전면적인 무기금수 상태에 놓이게 됐다.

특히, 수리와 서비스 제공 목적의 무기운송도 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못박았다.

나아가 통제 대상이 아니더라도, 재래 무기 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모든 물품의거래를 불허하는 ‘캐치올(Catch-all)’ 수출통제 제도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북한 군대의 작전수행 능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방산품 등 모든 품목도 마찬가지로 금수 대상이 된다.

이외에도 군사조직, 준(準)군사조직, 경찰훈련을 위해 훈련관·자문관을 초청하거나, 외국에 파견하는 군·경 협력 행위도 불허했다.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는 북한의 군사훈련 교관이 활동 중이며, 이는 북한의 외화수입에 일조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북한이 무기거래나 군사훈련을 통해 WMD 개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려는 취지다.

▶제재 대상 개인ㆍ기관 28곳 확대…자산동결·여행금지=지금까지 북한 단체 20개와 개인 12명이 제재를 받았는데 이번에 단체 12개와 개인 16명 등 28곳이 새로‘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단체 32개, 개인 28명 등 60곳으로 제재 대상이 늘었다.

단체로는 국방과학원, 청천강해운, 대동신용은행, 혜성무역회사, 조선광선은행,조선광성무역회사, 원자력공업성, 국가우주개발국, 군수공업부, 정찰총국, 39호실 제2경제위원회가 새로 지정됐다.

원자력공업성과 국가우주개발국은 실질적으로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를 준비한 핵심 기관이고, 정찰총국은 대남 도발을 총괄해온 기관이다.

군수공업부는 지난 1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서명한 문서에 등장했으며 핵 실험은 물론 북한의 군수산업 전반을 지도·감독한다.

개인으로는 미사일 개발 핵심기관의 수장인 최춘식 제2자연과학원장, 탄도미사일·재래식무기 수출 금융업무를 지원해온 단천상업은행의 최성일 베트남 대표, 현광일 국가우주개발국 과학개발부장, 리만건 군수공업부장 등이 들어갔다.

특히, 리 부장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전용기 편으로 미사일 발사장을 시찰했을 때 수행했고, 핵실험 후 촬영된 수백 명의 단체사진 속에서도 등장했다.

정부 당국자는 ”제재 대상 기관·개인에 대해서는 국외자산이 동결되고, 사람의경우 여행이 금지된다. 유엔 회원국이 해당자에게 비자를 발급하지 않고 입국금지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산 동결 대상인 경제자산에는 선박 등 유·무형이 모든 자산이 포함된다.

▶확산 네트워크 차단 =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 조달과 물품거래와 관련된 네트워크를 끊으려는 목적이다. 새 제재는 북한의 외교관이나 정부 대표가 유엔 제재를 회피하거나 위반한 경우, 유엔 회원국은 외교특권을 적용하지 않고 반드시 추방하도록 했다. 외교특권을 남용해 제재를 피해가는 것을 막으려는 것으로 처음 이뤄지는 조치다.

예를 들어, 북한 외교관이 ‘벌크캐시(다량의 현금)’를 외교관들이 이용하는 외교행낭 등을 이용해 운반한다면 추방된다.

다만, 유엔 활동 차원, 인도주의적 목적 등이라면 예외로 했다. 북한의 불법행위에 연루된 제3국인(외국인) 역시 의무적 추방 대상이다.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단체·개인제재)과 비슷한 개념으로, 역시 초유의 조치다. 유엔의 제재를 받는 개인·단체의 사무소가 해외에 있다면, 이를 폐쇄하고 여기 파견된 북한인 대표도 추방하도록 했다.

▶해운·항공운송 차단 = 북한 금지품목 거래를 전면적으로 봉쇄하려는 취지다. 우선 북한으로 가는, 또는 북한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북한 행(行)ㆍ발(發) 화물이 유엔 회원국의 영토ㆍ영해ㆍ영공을 지나가면 반드시 이를 전수조사토록 했다.

금지품목을 적재한 것으로 의심되는 항공기에 대해서는 비상착륙을 제외하고 이ㆍ착륙과 영공 통과를 금지했다.

제재 대상이 소유·운영하거나, 불법활동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에 대해서도 유엔 회원국 입항을 금지했다. 단, 긴급상황이거나 안보리 북한제재위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면 예외다.

북한 해운업체 ‘원양해운관리회사(OMMㆍOcean Maritime Management ) 소속 선박 31척은 자산동결 대상이어서 국외 매각, 폐선 등이 불가능해진다. 눈가림으로 제재를 피하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회원국이 북한에 항공기ㆍ선박을 대여하거나 승무원을 제공하는 것을 민생 목적을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외국 선박이 북한 국적선으로 등록하는 행위도 불허했다. 정부는 선박이 활동할 수 있는 수단이 거의 막히기 때문에 북한의 해상 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량살상무기(WMD) 수출 통제 =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위성발사, 우주발사체를 포함해 모든 형태의 기술협력을 금지했다. 북한이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내세워 유엔 회원국으로부터 지원받는 것을 막음으로써 유·무형의 기술 이전을 차단하기 위해서이다. 새 제재는 북한의 민감 핵활동, 미사일 개발 관련 교육훈련을 못 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핵·탄도미사일 개발에 사용 가능한 물품목록을 확대하고, 생물ㆍ화학무기 수출통제 리스트도 보완하도록 했다. WMD와 관련한 ’캐치올‘ 수출통제 의무화를 통해 WMD 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모든 물자를 차단했다.

▶대외교역 제한 = 북한 광물에 대한 수출금지 조치(sectoral ban)가 발동됐다. 석탄과 철, 철광 등 3가지에 대해서는 민생 목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출ㆍ공급ㆍ이전을 금지했다.

아울러 북한산(産)이 아닌 러시아 등 외국산 석탄이 북한의 나진항을 통해 수출되는 것도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사전 승인을 전제로 예외로 인정했다.

금과 바나듐광, 티타늄광, 희토류의 수출은 완전히 금지했다. 북한이 수출품의 약 40%를 차지하는 석탄·철 수출을 통해 WMD 자금을 상당 부분 조달하고 있다는 분석에서 비롯된 제재다. 대북 원유공급 금지는 제외됐다. 그러나 항공유(로켓 연료 포함)의 대북 판매ㆍ공급이 금지됐다.

그러나 여기에도 인도주의적 목적, 그리고 북한 밖에서 북한으로 향하는 북한의 민항기가 필요한 경우 재급유 받는 것은 예외로 인정했다.

예를 들어, 북한 고려항공 여객기가 외국에서 다시 북한으로 돌아갈 때, 항공유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면 북한으로 돌아갈 수 있을 정도의 항공유를 재급유하자는 것으로 러시아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항공유 통제로 북한 전투기는 물론 민항기 운항까지 위축되고, 차질을 빚음으로써 북한의 대외 교류가 크게 축소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금융거래 = 북한 정부와 노동당으로 유입되는 WMD 관련 자금원을 차단했다. WMD와 관련된 북한 정부 및 노동당 소속단체에 대해 자산을 동결하고 자산ㆍ재원의 이전을 금지했다.

WMD 활동에 직접 관련된 북한 정부나 노동당 소속단체가 돈을 조달한 뒤 이를 북한이나 제3국으로 옮겨가는 것을 못하도록 한 것이다.

북한 정부와 노동당이 특정하게 거명되면서, 제재에 명시된 것은 처음이다. 새 제재는 북한 은행이 유엔 회원국에 지점, 사무소를 신설하는 등의 활동을 못하도록 했다. 기존에 있던 지점도 90일 안에 폐쇄하고 거래 활동을 종료토록 했다. 북한이 외국에 자국 은행의 지점을 열어서 돈거래하는 것을 단절시켰다는 점에서, 강도 높은 금융제재로 평가되고 있다.

외국에 나가 있는 북한 금융기관은 중국을 중심으로 수십 곳으로 파악된다. 마찬가지로, 유엔 회원국 금융기관의 북한 내 활동도 엄격히 제한된다.

회원국 금융기관은 북한 내에 지점, 사무소, 은행계좌 개설 등을 하지 못하고, 90일 안에 WMD와 관련된 기존 사무소·은행계좌를 폐쇄해야 한다.

그러나 대북 인도적 지원, 유엔 활동, 빈 협약에 따른 외교관 활동에 대해서는 금융제재에서도 예외를 인정했다. 금도 거래수단으로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달러화를 대체하는 금전적 수단으로서의 금 거래를 모두 금지했다.

▶이행 확인 = 제재 대상자의 명단을 12개월 단위로 업데이트 하고, 북한의 추가 도발이 있다면 ‘더욱 중대한 조치(further significant measures)’를 취하도록 했다.

▶사치품 제한 = 금수 대상 사치품을 7개에서 12개로 5개 늘렸다.고급 시계(손목시계ㆍ회중시계 및 케이스가 귀금속이나 귀금속 도금으로 처리된 제품), 개인 선박 등 수상 레크리에이션 장비, 스노모빌, 납 크리스털, 레크리에이션 스포츠 장비가 새로 추가됐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선호하는 위락시설 물품을 참고했으며, 김 위원장의 통치수단으로 쓰이는 사치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제재를 받던 7개 사치품은 진주, 보석, 보석용 원석, 귀금속, 요트, 고급 자동차, 경주용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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