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호연기자] 한국의 인권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국제 앰네스티의 연례 보고서가 발표됐다. 보고서는 “정부가 표현과 결사의 자유, 평화로운 집회와 시위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앰네스티는 24일 전세계 160개국의 인권현황을 정리한 ‘2015~2016 연례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인권상황에 대해 “정부가 표현과 결사의 자유, 평화로운 집회ㆍ시위의 자유를 계속 제약했다” 라고 지적했다. 국가보안법을 적용한 구금과 기소를 통해 표현의 자유를 행사한 사람들을 위협ㆍ 구속하고 있고 11월 제 1차 민중 총궐기 집회에서 경찰이 물대포를 남용해 농민 백남기씨가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는 점을 들어 그 근거로 들었다.
김희진 사무처장은 “정부는 세월호 참사 1년을 추모하는 집회에서조차 행진 참가자들을 상대로 불필요한 공권력을 사용했다”며 “세월호 유족,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노동개혁 반대, 쌀 수입 반대, 그리고 최근에는 ‘위안부’합의에 반대하는 많은 이들이 거리로 나왔지만 경찰은 청와대 인근 집회를 금지하며 수많은 집회마다 ‘불법’과 ‘폭력’의 프레임을 내세워 집회를 금지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의 권리에 대해 “어떠한 실질적인 조치도 취해지지 않아, 600명 이상이 수감되어 있으며 감옥을 나와서도 범죄기록 때문에 경제적ㆍ사회적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과 8월 광주지방법원과 수원지방법원에서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현재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할지 여부에 대해 헌법재판소에서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한편, 북한 내 인권상황을 조사한 북한 보고서에서는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의 자유, 자의적 체포와 구금, 이동의 자유와 식량권 문제 등 북한주민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 사례를 다뤘다.
보고서는 “북한 내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가 300만명이 넘지만 해외로의 연락과 인터넷 접속은 금지됐다”며 “주민들은 중국 통신망을 사용할 수 있는 휴대전화를 밀반입하여 국외에 거주하는 사람들과 연락한다”고 보고했다.
아놀드 팡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조사관은 “중국에서 밀반입된 휴대전화를 이용하면, 주변인 모두가 감시 받는 것은 물론 간첩활동 등 다양한 죄목으로 체포 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 보고서에서는 지난해 12월 한국과 일본 양국정부가 ‘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합의에 도달했지만 그 과정에서 생존자의 목소리가 배제되면서 협정 자체가 심각한 비판에 직면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 외에 전세계적으로 인권 상황이 위험에 처했다는 경고가 곳곳에 담겨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를 국가가 고의적으로 재정 지원을 꺼리거나 공격하고 무시함에 따라, 인권을 약화시키는 경향이 은밀하고도 서서히 확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살릴 셰티 사무총장은 “인권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는 법과 제도 역시 위협받고 있다. 70년이 넘게 이어져 온 인류의 노력과 진보가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며 “각국 정부는 인권 공격을 중단하고, 국제사회가 인권보호를 위해 마련한 보호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 인권은 부수적인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것이며, 인류가 치러야 할 대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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