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류준열의 힘은 영원한 지지자 아버지데뷔·인지도도 늦깎이지만 서두르지 않아극중 무뚝뚝 속 귀염·따뜻함, 실제와 비슷SNS선 동생사랑형·동물사랑형 등 반응세세히 분석해주는 누리꾼 글 인기 실감 “다양한 역할하기에 내 얼굴 좋은 것같아”
배우 류준열의 힘은 영원한 지지자 아버지 데뷔·인지도도 늦깎이지만 서두르지 않아 극중 무뚝뚝 속 귀염·따뜻함, 실제와 비슷
SNS선 동생사랑형·동물사랑형 등 반응 세세히 분석해주는 누리꾼 글 인기 실감
“다양한 역할하기에 내 얼굴 좋은 것같아”
‘응팔’은 끝났지만, ‘열기’는 식지 않았다. 케이블 사상 역대 최고 시청률(18%대)도, ‘어남택’의 간택으로 인한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 파의 파동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지난 18일 오전 류준열(30)이 서울 용산 후암동에 위치한 헤럴드경제 사옥을 찾았다. 3층 편집국으로 들어서는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 류준열을 알아보는 목소리가 금세 들렸다. “정환이 왔다!” 한창 바쁠 마감 시간에도 불구하고 잠시 손을 놓고 함께 사진을 찍는 풍경이 인터뷰 전후로 이어졌다. 드라마 종영 이후 류준열은 이런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경험해보지 않았기에” 요즘의 인기를 실감한다는데, 들뜨기 보단 담담하다. “가족들도 좋아하시죠. 하지만 이런 인기라는 건 잠깐 왔다 가는 거잖아요. 저에게 왔던 관심과 주목이 이후엔 다른 분들에게로 가는 거니까요. 어머니께도 너무 설레지 말자고 말씀드려요. 서운해 하시더라고요.”
서른에 접어든 나이였으나 류준열에게선 여전히 열여덟 고등학생의 순수한 모습이 묻어난다.갑작스러운 인기를 얻었으나, 아직 카메라의 때가 덜 묻는 평범함의 흔적이다. “정말 정환이 같다. 이렇게 싱크로율이 높은지 몰랐다”는 나영석 PD의 말처럼 류준열에게선 실제로 정환의 모습이 적지 않았다.
“비슷한 면을 끌어내주신 것 같아요. ‘응팔’을 촬영하며 저도 몰랐던 모습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밝고 활발한 성격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제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고, 그런 성격이 있었더라고요.”
“‘그런’이요?” 다시 물었너니, “츤데레요” 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잘생김’을 연기하던 정환처럼 활짝 웃는다.
요즘 어린 세대에게 ‘츤데레’가 인기다. 겉으론 퉁명스럽지만 속은 따뜻한 사람, 모두에게 무뚝뚝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에겐 다정한 사람이라고 한다. ‘츤데레’ 캐릭터가 워낙에 인기인지라 포털 사이트에선 ‘츤데레 되는 법’, ‘츤데레 말투’ 등을 묻는 질문까지 올라온다.
“엄마한테 정환이처럼 굴어요. 무뚝뚝하고, 말도 잘 안 하고, 스케줄이 바쁠 땐 잠만 자고요. 그치만 정환이보단 더 살가운 편이고 장난도 많이 치고요.” ‘츤데레’ 같은성격에 대한 스스로의 설명이다.
네티즌들은 츤데레의 유형도 각양각색으로 분석하는데, 그 가운데 여러 항목이 류준열에게도 해당된다. 특히 츤데레 중 ‘동물애호가형’, ‘동생사랑형’이 많다고 한다. 류준열은 지난해 인스타그램에 ‘하나밖에 없는 내 동생’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동생사랑형’ 츤데레라고 팬들은 결론 내렸다. ‘꽃보다 청춘’ 제작발표회에선 또 다른 유형이 확인됐다. 멤버들을 동물에 비유해 달라는 말에, 다른 출연자와 달리 류준열은 박보검을 생소한 두 동물을 언급했다. ‘스프링복과 오릭스’. “항상 아프리카를 가고 싶었다”는 열망을 품었던 만큼 ‘동물’에 대한 관심도 남달랐다는 점에서 ‘동물사랑형’ 츤데레라는 것이다. 일일이 분석하고 올라오는 반응들이 류준열의 대단한 인기를 확인해준다.
아역배우나 아이돌가수에 비한다면 데뷔도, 인지도를 쌓은 것도 늦은 편이다. 2015년 개봉한 ‘소셜포비아’가 류준열의 장편 데뷔작이다. 그 이전 많은 단편영화가 있었다.
사실 배우를 꿈꾼 것은 아니었다. 류준열의 꿈은 교사였다. 사범대 진학을 준비하던 재수 시절 진로를 바꿨다. “앉아서 공부를 하면 잠들 것 같아 서서 공부를 했는데, 그 와중에 잠이 들었어요.” 선 채로 잘 수 있는 의지는 스스로도 신기했다지만,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이라는 걸 뒤늦게 알았다고 한다.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었다. 스무살 재수 시절 류준열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나섰다. 갑작스럽게 진로를 변경해 연극영화과 입시를 준비했다. “결정을 하면 앞뒤 안 보고 그것 하나만 매달려요. 수능이 끝난 이후 한 달간 실기를 준비했어요. 운이 좋았죠.” 수원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입학하며 류준열은 배우의 길로 접어들었다.
처음엔 “걱정이 많으셨다”지만 교사를 꿈 꾸다 난데없이 진로를 변경한 아들을 응원한 건 아버지였다. “내가 널 안 믿어주면 누가 널 믿어주겠니.” 막막한 꿈을 꾸던 류준열에게 원동력이 돼준 말이다. “아버지가 북디자이너세요. 출판미술 쪽에 몸 담고 계세요. 예술 분야에 계시기 때문에 더 많이 이해해주셨던 것 같아요. 어릴 때 없는 형편에도 피아노, 플룻, 미술학원도 다녔으니까요.”
대학 땐 오디션을 숱하게 봤고, 무수히 많은 단편영화에 출연했다. 10년이 훌쩍 지나서야 대중에게 얼굴을 비추고, 이젠 모두가 알아보는 배우가 됐다.
“더 빨리 얼굴을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면 더 조급했을 거예요. 지금 주어진 것 안에서 최대한 보여주기도 바빠 그런 생각을 할 틈도 없었어요. 주어진 데에만 집중하려고만 했어요. 워낙에 낙천적이기도 하고요.”
인터넷 문화를 선동하는 양아치와 다름 없던 BJ 양게(소셜포비아)에게서 ‘응팔’의 츤데레 정환을 발견해내기란 쉽지 않다. 드라마 속 캐릭터로 사랑받고 있지만, 류준열이 나아갈 배우로서의 또 다른 모습을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정반대의 캐릭터였지만, 정환이 이전에 양게로 사랑해주셨어요.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제 얼굴도 좋은 것 같아요. 외모가 배우로서 크게 걸림돌은 안 되겠구나, 역할을 소화하는 데에 있어 부담스럽진 않겠구나 생각했죠. 일상에서 이야기하거나 표현되는건 사실 평범한 사람들이잖아요. 제 얼굴이 평범함을 담기에 좋을 수 있다는 생각이에요. 평범한 사람, 평범함을 담는 배우이고 싶어요.”
고승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