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올들어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며,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증권사들은 여전히 ‘장밋빛 의견’만 남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라’는 의견 일색인 증권사의 분석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투자의견 비율을 공시하도록 강제했지만, ‘팔라’는 의견은 찾아보기조차 어렵다.
특히 올들어 증시가 패닉상태에 빠지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친 상황에서 증권사들의 ‘무조건 사라’식의 매수 보고서 남발이 시장 불신을 더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올들어 증권사들이 내놓은 코스피 종목 보고서(3059건)가운데, 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0.26%(8건)에 불과 한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력 매도 의견은 단 한건도 없었다. 매수가 89.05%(2724건)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고, 강력 매수 의견도 111건에 달했다.
코스닥의 경우도 매도 의견이 전체 보고서 688건 가운데, 단 3건(0.44)에 불과했고,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강력 매도 의견은 단 한건도 없었다. 강력매수 의견도 31건에 달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은 ‘금융투자상품 판매ㆍ운용 관행 쇄신’을 발표하며 매도 보고서를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아직 매도 보고서를 적극적으로 내는 증권사는 거의 없다. 그나마 복수의 증권사가 매도 보고서를 낸 일부 종목은 이미 부실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업계에서는 애널리스트들이 투자의견을 자유롭게 제시할 수 없는 환경이 바뀌지 않는 한 이같은 관행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관 혹은 기업 고객과의 관계, 매수(롱) 위주의 투자 방식 등을 고려할 때 매도 의견을 내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애널리스트가 매도 의견을 내면 해당 기업을 탐방하거나 직원을 면담하기 어려워지고, 기관 투자가의 경우 보유 종목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나오면 거래 증권사를 옮기겠다는 식으로 압박을 가하기도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제대로 된 보고서가 나오기 위해서는 증권사들의 자정 노력 뿐아니라 투자자들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며 “투자자들이 자신이 보유한 종목에 대한 증권사의 부정적 의견에 무조건 반발하기보다는 더 큰 손실을 줄일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동안 패닉에 빠졌던 국내증시가 빠르게 진정되는 양상이지만, 한편에서는 비관론이 여전히 팽배한 상황이다. 당분간은 증시의 반등이 나타날수 있지만, 추세적 강세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park@heraldcorp.com

